
평택이 대한민국 수소 생산의 중요 거점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평택 수소생산기지가 지난 8월부터 가동을 시작하면서 이 같은 기대가 지역뿐 아니라 산업계에 전체에 번지고 있다.
평택시 포승읍 LNG기지 옆에 마련된 수소 생산기지에서는 하루 최대 7t까지 수소를 공급한다.
계획 초반에는 하루 1t 정도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향후 수소 수요가 확대될 것을 감안해 중·대 규모 수소생산기지로 조성한 것이다. 평택 수소 생산기지의 수소 일부는 배관을 통해 평택항이나 인근 도시로 공급된다.
이를 통해 항만 물류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가 수소로 대체되며, 산업·상업·주거·교통 등에 필요한 에너지원도 수소로 활용될 전망이어서 평택지역과 산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의 수소는 액화 과정을 거쳐 수도권 일대로 유통된다. 기체의 수소를 액체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영하 253도의 초저온 냉열이 필요하다.
평택 수소생산기지에서는 포승읍 LNG기지에서 LNG 기화 후 버려졌던 냉열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액화 수소를 마련한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수도권의 수소충전소는 충남 서산 등 먼 곳에서 수소를 공급받아 왔지만, 이제는 평택에서 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블루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그린 수소를 수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입주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생성한다. 화석 연료와는 달리 수소는 각종 기계의 동력으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수소를 사용할 때는 친환경이지만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될 수 있다. 탄소가 배출되는 정도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 수소는 천연가스(LNG)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화학 반응시켜 얻은 수소다. 이때 수소와 함께 이산화탄소도 만들어지는데 약 1㎏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0㎏가 배출된다.
블루수소도 그레이수소처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통해 생산되지만,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탄소포집 기술을 통해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따로 저장하는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 분해를 통해 얻어지는 수소다. 이 과정에서는 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아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로 여겨지고 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에서는 국내 자체 기술로 최대 규모의 블루 수소를 생산, 국내 산업계에 친환경 수소를 원활하게 공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세계 195개 정상이 파리에 모여 '탄소 중립'을 달성하자고 합의했다. '파리협정'이다. 여기서 탄소 중립이란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에너지 구조를 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고 속도도 상당하다.
노르웨이의 경우 전체 전기생산량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1년 99%에 달했다. 전 세계를 기준의 재생에너지 점유율도 28.1%였을 정도로 탄소 중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태양력, 수력,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이 낮은 상황을 극복하고 화석연료 대체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적극 발굴하고 있는 중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소다. 이처럼 평택을 시작으로 수소 경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돼 탄소 중립 달성이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수소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위험하다는 것이다.
수소생산기지를 조성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우려하는 사항이 '수소 폭발'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걱정은 '수소폭탄' 때문에 생겨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먼저 일반수소와 수소폭탄에서 사용되는 수소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수소 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되는데 이는 자연적으로 생성될 수 없는 물질이다.
또한 수소가 폭발하기 위해서는 수소끼리 모여 가스구름이 형성돼야 하지만,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워 아주 빠르게 흩어진다. 수소가 혹시 새어 나가도 폭발의 위험이 없다는 뜻이다.
나아가 수소생산기지는 다양한 각도에서 안전 검사를 실시해 가동하고 있으며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