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평화기도회1
매주 수요일 새벽 의정부역 동부광장에서 청소 봉사를 하고 있는 평화기도회 구성원들이 베를린 장벽 전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일 목사, 임용석 목사, 정운선 복지TV 기자, 이동이 목사, 강권식 목사, 장수봉·정선희 전 시의원, 이종국 목사, 이현권 목사. 2022.9.19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매주 수요일 새벽이면 나타나 의정부역 동부광장을 청소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8년 전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벌써 430회를 채웠다. 바로 지역 목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평화 기도회'의 이야기다.

평화기도회의 발단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의정부역 동부광장에 독일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지난 2014년 6월25일 시작한다.

베를린 장벽을 실제로 보고 그것이 가진 상징성과 메시지에 감명을 받은 강권식 목사가 수요일 새벽 동부광장에 나와 평화통일과 나라를 위한 기도를 시작했고, 이후 뜻이 맞는 다른 목사들과 일반 시민이 합류하면서 인원이 많아졌다.

이렇게 모인 이들이 기도에 앞서 밤새 노숙자 등이 동부광장에 버린 술병과 담배꽁초를 치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빗자루와 쓰레받기, 집게를 갖추게 됐고 그렇게 시작한 청소 봉사가 지금까지 이어졌다는 것.

기증받은 베를린장벽 동부광장 설치
8년간 한주도 안 빠지고 430회 채워
강권식 목사 "獨교회 통일운동 주도"


강 목사는 "독일의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가 독일 통일운동의 중심이 돼 운동가들을 수호했듯이, 경기북부의 중심인 의정부에서도 자유와 평화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고자 했다"면서 "시작은 비록 혼자였지만 이제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구심점으로 모인 모두의 활동이 됐다"고 기도회를 소개했다.

그는 "각자의 사정으로 개인이 불가피하게 빠진 경우는 있어도, 기도회 모임 자체를 거른 적은 없다"면서 "8년여 세월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였다는 점에 구성원들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기도회가 청소를 하고 나면 의정부역 동부광장은 눈에 띄게 청결해진다. 평화기도회 활동 이후 의정부시와 다른 단체들도 필요성을 느끼고 정기적으로 청소에 나서면서 과거에 비해 광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노숙자 등의 쓰레기 투기는 아직도 종종 발생하지만 과거처럼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에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다만 일부 시민의 노상방뇨는 뒤처리가 쉽지 않아 평화기도회 구성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강 목사는 "시설관리공단 등이 주기적으로 광장을 물청소하고 있지만 방뇨로 인한 악취와 오염은 청소가 쉽지 않다"면서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장소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시민의식을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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