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가 22일 개막한다. 올해 영화제는 모두 137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부대행사와 이벤트, 게스트 초청 등 축제로서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관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예정이다.
각기 개성을 지닌 다채로운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채희숙 DMZ Docs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이번 영화제에 눈여겨 볼 만한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한다.
'미얀마의 산파들' 생명 위협받는 로힝야족 두 여성
'씨앗의 시간' 한국 24절기 따라가는 자연의 감각 보여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우간다' 할리우드와 다른 감수성
먼저 아시아 경쟁 섹션에서는 '미얀마의 산파들'이라는 작품이 꼽혔다. 해외영화제에서도 주목받은 이 작품은 스노우 흐닌 아이 흘라잉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데뷔작으로 미얀마의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도들로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고립되어 있으며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작품은 그들을 향한 공격과 의료혜택을 빼앗기는 현실 속에서 공포를 헤쳐나가는 두 여성의 도전을 담고 있다.

한국 경쟁 부문에서는 설경숙 감독의 '씨앗의 시간'을 주목했다.
토종씨앗을 지키는 농부의 이야기와 그러한 토종 씨앗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함께 등장하는 작품으로, 식량전쟁과 기후위기 등이 전 세계적 이슈가 된 상황에서 한국의 24절기를 따라가며 소중한 자연의 감각을 회복하려는 영화이다.
끝내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으려는 씨앗을 통해 기후와 환경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글로벌 비전 부문에서는 캐스린 추벡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우간다'가 눈길을 끈다.
우간다 수도에 있는 와칼리가 게토에는 '라몬 필름 프로덕션' 일명 와칼리우드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을 만든 아이잭 감독은 벽돌 제작 노동자로 일을 하며 카메라도 사고, 세트도 제작했으며, 배우들이 훈련을 받는 액션 스쿨도 만들었다.
이를 유튜브에서 본 미국의 영화학도 앨런은 무작정 와칼리우드를 찾아가는데, 그들이 사랑하는 그들만의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웃음과 좌절,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와 다른 감수성까지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