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101000726200033371.jpg
좁고 직각에 가까운 가평군 가평읍 한 마을의 현황도로. 트럭이 조심스럽게 지나가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지금 시대에 길이 좁아 동네에 정화조 차량이 못 들어 온다는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가평군 가평읍 한 마을에서 좁은 진입로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관계 당국에 대책을 요구하는 소리가 들끓고 있다.

특히 화재 시 좁은 도로 사정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대형 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가평 마장리 200m 현황도로 개설
일부 구간 폭 2.5m 좁아 통행 애로
대형차 진입 힘들고·차량교행 불편
"재량권 발휘·공공성 확보" 지적도


22일 가평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가평읍 마장리 일원 한 마을에 약 200m 현황도로가 개설돼 있고 이 현황도로 인근에는 17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도로의 일부 구간은 2.5m 내외로 폭이 좁아 대형 차량은 물론 양방향 교행이 어려워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긴급 차량인 소방차나 정화조 차량 등 생활 필수 차량의 진입이 어려워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도로 주변에 주택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상황이 심각해지며 주민 간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일부 도로에 인접해 주택이 지어지면서 도로가 더 좁아졌다는 불만과 사유지 재산권리 행사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2022092101000726200033372.jpg
가평군 가평읍의 한 마을 현황도로 일부 구간이 좁아 한 대의 차량이 겨우 지나가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이와 같은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안전 등 기본권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마을 주민 A(71)씨는 "마을 진입도로가 좁아 소방차는 물론 정화조 차량 진입이 불가한 상태"라며 "주민의 안전과 생활 안전 분야는 기본권으로 지자체가 지켜야 할 본분일진대 우리 마을 주민들은 이러한 기본권에 철저히 배제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안 보여 민원 등을 제기했는데 감감무소식"이라며 "혹 마을에 불상사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군에 대책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유연하고 합리적인 행정 등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건축 준공 등 허가 시 도로 등과 인접한 구조물 건축에는 법에서 정한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행정 공무원이 재량권을 발휘, 도로 등 공공분야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공무원의 원칙과 규정 준수도 중요하지만 자칫 획일적 잣대로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진다면 이에 따른 행정의 효율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공공에 부합한 합리적 행정을 주문했다.

郡 "토지주 동의·행정협의 사안"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건축행위 등에 행정이 개입하기 어렵다"며 "이 도로는 비법정 도로로 확·포장 등 도로 개선을 위해서는 마을 주민, 토지주 등의 동의와 행정의 타당성 등을 전제로 이해관계인들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이해 당사자 간의 협의를 강조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