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 공무원인 조계일씨(50)와 그의 조카 조하돈(26)씨가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등 총 3국 1천300km의 자전거를 타고 산티아고 순례길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어 화제다
24일 조씨 일행의 현재 위치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못 미친 작은마을 오비두스.
이들은 지난달 6일 프랑스 남부 작은 마을 '생장 피에드포르'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스페인을 동에서 서로 830km를 가로지르며 순례자길의 종착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했고, 순례길 완주 증서도 받았다.
이후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인 '포르투'까지 400km를 더 이동해 총 1천300km이 넘는 여정을 19일째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가고 있다.
그는 올해 4월부터 이 1천5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준비하기 위해 미리 계획했다.
저렴한 항공권과 프랑스의 고속열차 TGV를 미리 준비했고, 긴 여정간 함께 할 자전거를 정비하고 퇴근후 시간과 주말엔 자전거 훈련을 하며 이 순례를 준비했다.
여정을 함께한 조카 조하돈씨(26)는 올해 대학을 졸업했으나 취업을 잠시 미루고 이 순례길에 나섰다. 어려움의 극복속에 성장이 있다는 생각을 이번 순례길에서 배우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들은 프랑스 생장을 출발하자마자 맞이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옛 카스티아 왕국의 수도였던 '부르고스'를 지났다. 생명을 찾기 힘든 황야를 지났고 갈리시아 지방의 거친 산악지대도 자전거로 이동했다.
뜨거운 태양과 높은 언덕, 끝이 보이지 않는 자갈 길을 만날때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수차례 자전거 펑크와 고장, 순례동안 쇠파리, 베드버그 등 해충에 물리는 등 피로감이 물밀듯이 몰려왔지만 우리나라 시골 정서같은 마을 주민들의 도움과 응원으로 이겨낼 수 있었고 세상은 따뜻하구나를 새삼 느끼며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들은 1천200km 여정중에 순례자들이 머무르는 1만원 안팎의 알베르게(순례자 전용숙소)에서 새우잠을 자고 식사를 직접 조리해 먹는 등 경비를 절약하며 긴 여정을 계속해 왔다.
프랑스서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까지 총 1300km 여정
장기재직휴가 등 아껴 고통과 인내의 산티아고 순례길 나서
조카 조하돈씨와 함께 도전… 28일까지 여정 마무리
조씨 "나 자신과 모든 국민에게 도전의 용기를 주고 싶다"
조씨는 평소 자전거를 타고 고양시에서 본인의 고향인 전라남도 보성까지 생전 편찮으신 어머니께 희망과 용기를 드리기위해 국토종주를 한 계기가 이 순례길의 연장선이 됐다.
장기재직휴가와 아껴왔던 휴가를 사용해 다른 해외의 편안한 휴양지를 포기하고 고통과 인내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서며 이번엔 나 자신과 모든 국민에게 도전의 용기를 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조씨는 1천300km의 힘든여정을 통해 느낀 정신으로 고양시민을 위해 더욱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여정중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 BTS와 싸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을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다시한번 느꼈다고 한다.
조씨는 "1천300km 넘는 대장정 순례길을 통해 세계 순례자들에게 자랑스런 한국인의 불굴의 의지와 저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힘겨워진 국민들을 응원하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씨일행은 오는 28일까지 자전거 여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며 지금도 목적지를 향해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고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