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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지자체의 자원봉사센터는 각 지역 자원봉사활동의 '허브' 역할을 한다. 자원봉사활동을 조율하고 안배해 자원봉사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게 주요 임무다.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복지정책에 국가의 빈자리가 클수록 그 임무는 막중해진다. 특히 재정이 넉넉지 못한 기초지자체에선 이 자원봉사조직이 모자란 복지재원을 메워주는 긴요한 자원이 되고 있다.

양주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김용훈, 이하 자원봉사센터)는 1년 전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전문성과 자율성이 한층 강화됐다. 그만큼 할 일이 많아지고 역할도 커진 셈이다.

양주시는 도농복합도시로 지역 간 생활격차가 큰 편이며 복지재원도 빠듯하다 보니 자원봉사자의 손을 빌릴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복지환경은 자원봉사센터가 사단법인으로 바뀐 이유 중 하나다. 사단법인 전환이라는 양주시의 선택은 비슷한 환경의 타 지자체에서 자원봉사센터의 운영 방향을 정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자원봉사센터가 사단법인으로 바뀐 뒤 새로운 사업들이 등장하고 기존 사업은 점차 확대되는 변화가 일고 있다. 예전보다 수혜 범위가 넓어진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꼽힌다.

가족단위 '공유장터' 탄소중립 실천
지역 단체들 기부, 맞춤형 지원 제공
올해 1억3천여만원 후원 물품 모여
우수 봉사자 할인가맹점 170곳 우대

재난·재해시 통합지원단 꾸려 대응
울진군 산불·집중호우때 복구 활약
퇴직 공직자들 경험 살려 사회공헌
재능기부 '상록자원봉사단' 운영도


■ 우수 자원봉사자 우대 시책


양주시에서는 우수 자원봉사자가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우수 자원봉사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우수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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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자원봉사센터는 우수 자원봉사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가맹점을 운영, 자원봉사자에게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다. /양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가맹점은 자원봉사자가 '우수자원봉사자증'을 보이면 자율적으로 가격을 5~30% 할인해 준다. 이 제도를 도입한 뒤로 자원봉사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소상공인들도 간접적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회를 얻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초창기 식당이나 카페 중심이던 가맹점은 공인중개사무소, 원예점, 청소대행업소, 안경원 등 업종이 다양해지고, 특히 사단법인 전환 후 1년 새 30여 곳이 늘어 현재 17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

■ '나 홀로' 자원봉사 아닌 가족과 함께


자원봉사센터가 가장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가 가족봉사단 활동이다. 양주에서는 가족 단위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가 많아 아예 조직적으로 움직이게 된 가족봉사단은 센터가 첫손으로 꼽는 봉사단체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가족봉사단의 활동은 생활 속을 파고들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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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단은 기부받은 생활용품을 나눠 쓰는 공유장터를 3년 만에 다시 열었다. /양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대표적인 사업이 생활용품을 기부해 나눠 쓰는 'Happy 양주, 공유장터'로 오랜 기간 이어져 오고 있다. 공유장터는 대면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3년만인 올해 재개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공유장터는 쓰지 않는 생활용품 기부로 운영돼 탄소 중립 실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가족봉사단은 이밖에 감자, 고구마 등 구황작물을 직접 재배해 수확물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고 학교, 기업, 기관 등에서 재능기부로 '행복특강'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초 회원을 모집하며 올해 14기 회원을 맞았다.

■ 기업·기관·단체와 '같이'


자원봉사자의 힘만으론 다양한 취약계층을 돕기엔 한계가 있다. 기업이나 기관, 단체의 도움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원봉사센터는 지역 기업·기관·단체의 기부를 이끌어내 더 큰 나눔을 펼치고 있다. 처한 어려움이 다른 수요자에게 맞춤형 지원도 제공한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너의 꿈을 응원 한닭' 행사를 열어, 지역 아동시설 27곳에 전기 통닭구이 1천마리를 기부했고 추석에는 양주지역 17개 기업·기관·단체가 참여한 '양주시 사랑愛 명절음식나눔 행사'로 500가구에 온정을 전했다.

명절음식
올 추석 양주시자원봉사센터는 기업, 기관, 단체의 후원을 받아 저소득가정 500가구에 명절음식을 전달했다. /양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먹거리 나눔뿐 아니라 방범이 취약한 지역에서 생활하는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방범창을 달아주기도 했다.

올해 들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기업·기관·단체로부터 KF94 마스크, 식료품, 생필품 등 총 1억3천만원 상당의 후원 물품이 접수돼 여전히 살 만한 세상이란 걸 보여주고 있다.

■ 재난·재해 극복 통합지원


각종 재난과 재해가 일상처럼 일어나는 요즘,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피해가 갈수록 대형화되는 추세라 한정된 국가 재원과 인력으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자원봉사센터는 재난·재해 상황에 신속한 지원을 위해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구호기금을 모으고 현장 복구작업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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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집중호우로 침수된 양주 시내 한 창고에서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올해 3월 경북 울진군에서 산불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자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 가동돼 양주지역 49곳의 기관·단체로부터 2천300만원의 기금을 조성, 이재민 가구에 가스레인지 135대를 보냈다. 또 지난 8월 양주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된 대형창고 복구작업에 투입돼 10t에 달하는 폐기물과 쓰레기를 치웠다.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은 자원봉사자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평소엔 일반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가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자원봉사자들을 결집, 각종 지원활동을 벌인다.

■ 퇴직 공직자 경험·재능 나눔


자원봉사센터에는 퇴직한 공직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살려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봉사단이 운영되고 있다.

양주시상록자원봉사단은 오랜 세월 공직생활을 하다 은퇴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인 단체다. 이곳에서 퇴직 공직자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회비를 모아 각종 후원활동을 하고 있다. 올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자 손수 청소도구를 들고 하천과 산업단지 도로변에서 쓰레기를 치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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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공직자로 구성된 양주시상록자원봉사단이 도로변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양주시자원봉사센터 제공

이들은 은퇴 후에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공무원연금공단과 함께 식료품과 방역용품을 선물 꾸러미로 만들어 저소득 가구에 전달할 계획을 세웠다.

김용훈 센터장은 "사단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아 시민과 함께 새로운 자원봉사의 도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자원봉사활동에 동참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는 6만여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시민, 기관, 기업, 단체들과 소통하며 시민주도 자원봉사 활동 활성화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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