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1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전시 전경.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프랑스는 '벨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절'로 일컬어진다. 정치와 경제의 안정, 과학과 문화의 발전 등이 이뤄지며 전 세계 예술가들은 파리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국제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하며 다양한 미술 양식들을 선보였고 벨 에포크를 확장 시켰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는 이 시기 파리에서 활동한 고갱·달리·르누아르·모네·미로·샤갈·피사로의 작품들이 있다. 여기에 피카소가 만든 다양한 도자까지 함께 포함돼 있는데, 인상주의·입체주의·초현실주의 등 20세기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97점 선보여
모네·르누아르·피카소 등 '서로 영향'
관계 중심으로 작품들 흥미롭게 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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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전시 전경.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이들 거장의 회화 7점, 도자 90점 등 모두 97점을 선보인다.

가로등이 켜진 파리 노천카페의 분위기를 풍기는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외벽을 따라 이어진 회화와 그 사이에 전시된 도자 등 아름다운 작품을 하나씩 곱씹으며 만나 볼 수 있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르누아르 作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이번 전시는 여러 시각에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당시 8명의 거장이 파리에서 맺은 다양한 관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네 개의 주제가 있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피사로와 고갱, 우정과 존경으로 서로를 빛낸 모네·르누아르·피카소, 파리의 스페인 화가 피카소·미로·달리,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낸 피카소·샤갈이다. 이들은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 피사로의 '퐁투아즈 곡물 시장',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 미로의 '회화', 샤갈의 '결혼 꽃다발' 등 우리가 한 번쯤은 봤음직한 유명한 작품들이 흥미롭게 엮여있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모네 作 '수련이 있는 연못'.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회화·조각·판화기법 응축, 도자 눈길


자신만의 특색있는 작품을 만들어 낸 피카소의 도자 역시 이 거장들의 작품과 연결된다. 조각과 회화의 속성을 모두 지닌 도자에 매료된 피카소는 남프랑스 발로리스에 체류하며 도자를 제작했다. 그는 자신의 도자가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랐고, 일상생활의 반려가 되길 원했다.

'피카소 에디션'이라 불리는 도자는 접시·화병·주전자·오브제 등 다양한 기형과 인물·동물·풍경 등의 예술적 주제들이 녹아 있으며, 피카소가 회화와 조각·판화 작품에서 활용했던 기법들이 응축돼 있다.

각각의 에디션마다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씩 생산됐는데, 도자의 뒷면에는 에디션의 제작방식과 수량이 표기돼 있어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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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전시 전경.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품이면서 희소가치가 높은 해외명화를 만날 수 있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이어진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