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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세계로 뻗어나가던 기업들이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대두되고, 가치 소비가 확산되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토대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대기업들이 영세 소상공인들의 판로가 되기도 하고, 지역사회 후원에 앞장서기도 한다.

 

가려져 있던 로컬의 가치를 알리는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로컬은 기업을 통해 가려져 있던 가치를 조명받고, 기업은 로컬을 통해 소비자들에 가까이 다가가고 사회적 책임을 실현한다. 기업과 로컬의 상생이 주목받는 이유다.

ESG 경영·가치소비 확산에 기업들 지역 관심
로컬의 가치 재조명·사회적 책임 실현 등 눈길
갤러리아 광교점, 베이커리 명소들 팝업스토어
맛집과 협업 인지도 UP·매출 증대효과 두토끼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3년 동안 74배 신장
온라인 공간 새 활기·커머스 수익도 증가 '윈윈'
마중물대리 등 기부 앞장 '착한 기업' 이미지 제고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로컬 접목도
기업과 로컬, 함께 하니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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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5월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했던 '우리동네 빵집' 팝업스토어. 판교점 팝업스토어의 모습.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수원시 영통구에 소재한 베이커리 '오봉베르'는 크로와상으로 정평이 나 '빵순이·빵돌이'에게 명소로 통한다. '광교 카페거리 터줏대감'이란 상징성도 갖췄다. 이런 오봉베르가 지난 3월 4~17일까지 2주간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보통 유명 백화점들은 자체 베이커리 등을 내부에 보유하고 있어 입점 문턱이 높지만, 갤러리아백화점은 지역 맛집들에게 문을 열었다. 오봉베르 팝업스토어를 열 당시 반응은 뜨거웠다. 빵을 하루에 최소 500개씩 구웠지만 금세 동이 났다.

오봉베르 관계자는 "백화점 한정 판매 빵을 선보이는 등 우리로서도 신규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같이 진행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소금빵 맛집인 '르페르 베이커리'도 오봉베르의 배턴을 이어받아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14일까지 약 한달간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주말 기준 소금빵이 1천800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르페르 베이커리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로 저희 매장을 알게 된 분들이 이제는 본 매장을 방문해준다. 매출 증대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갤러리아 광교점은 지난 2020년 개점 이후 식품관에서 지역 빵집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백화점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자를 사로잡고, 지역 빵집들은 집객력을 갖춘 백화점과의 협업을 토대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린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매출이 1일 평균 200만~300만원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6월 판교점·중동점·킨텍스점 등에서 각 지역 유명 빵집들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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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장보기' 서비스가 활성화된 평택 통복시장. /경인일보DB

 

성남에 본사를 둔 네이버도 'SME(중소상공인)'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네시장 장보기'가 대표적이다. 동네시장 물건을 네이버를 통해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 2분기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 대비 약 74배 신장했다. 주문건수도 61배 늘었다.

안양중앙시장, 구리전통시장, 수원 구매탄시장, 관양시장, 광명전통시장, 반딧불이연무시장, 부천상동시장, 평택 통복시장 등 도내 전통시장들이 다수 입점해 있다. 해당 서비스가 전통시장에 효자역할을 한다는 게 상인들 반응이다.

전통시장에 온라인 서비스를 결합해, 몇 번 클릭만 하면 원하는 물건을 집앞에서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동네시장으로 유입시켰다. 대형마트에, 온라인쇼핑 플랫폼에 밀려 점점 위축되던 동네시장은 온라인 공간에서 새 활기를 얻었다. 소비자들 역시 신선한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네이버 역시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방대해지면서 커머스 수익이 증가한다. 모두가 '윈윈'이다.

동네시장 장보기 성공에 최근 카카오도 전통시장 홍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각 시장 점포를 홍보하는 것이다. 네이버쇼핑 서비스를 총괄하는 이윤숙 포레스트 CIC 대표는 "네이버가 보유한 IT기술과 다양한 서비스가 SME의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창간특집 11면 로컬과 기업 상생 사진
마중물대리가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후원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중물대리 제공

착한기업이 대세? 지역사회 후원 앞장서는 기업들
화성시에 위치한 대리운전회사 마중물대리는 관내 학교와 봉사단체, 복지법인 등에 꾸준히 수백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기부액이 1천만원을 넘어섰다. 단순히 기부에 그치지 않고,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연말마다 기부금 영수증을 전달해 연말정산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특징이다.

장경훈 마중물대리 대표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부는 단순히 남을 돕는다는 행복을 넘어,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망한다는 것은 '착한 회사'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에도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120개 프랜차이즈 중식집을 두고 있는 보배에프앤비 역시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에 앞장서는 곳이다.

올 상반기, 성남시 야탑동 본사 인근에 있는 행정복지센터에 취약계층을 위해 200만원을 기부했고 강원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1천100만원을 쾌척했다. 또 성남시의 한 복지재단엔 청소년 장학금으로 200만원을 후원했다. 하반기엔 푸드트럭 운영을 통해 노인·아동복지시설, 농촌학교 등을 후원한다는 계획이다.

ESG경영 기조가 확산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 환원 활동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동력으로도 작용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환원이 지역내 충성고객을 만들어내고 '착한 기업' 이미지가 기업 인지도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김진혁 보배에프앤비 대표는 "기업이 앞장서 ESG경영을 실천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환원 활동을 지속한다면 브랜드 가치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확대되는 효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효과가 증명되면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주민들을 후원하는 일에 동참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힐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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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에프앤비가 성남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장학금을 후원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배에프앤비 제공
기업의 전문성이 개인 성장의 동력으로!
지난해 10월 '재밌는 만들기'를 소재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동수(유튜브_무빙수 MOVINGSOO)씨는 구독자·조회수가 쉽게 늘지 않아 채널 운영을 그만둘지 고민이 깊었다.

방법을 찾다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에 지원했다. 그런데 교육 프로그램이 상상 이상으로 전문적이었다.

이씨는 "영상 편집부터 촬영구도, 알고리즘, 저작권 관리, 세금계산서와 같은 기본적인 일부터 맞춤형 채널 피드백까지 과정이 알차게 구성됐다"며 채널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이씨처럼 이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1인 크리에이터도 덩달아 부상하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는 자신이 제작한 영상 등을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개인 창작자를 일컫는다. 진입 장벽이 없다는 점은 장점임과 동시에 단점이다.

수입원으로 삼을 만큼 채널을 성공 궤도에 올리기까지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성공하려면 차별성과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이씨가 참여한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성공을 돕는 교육과정이다. 국내 대표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크리에이터 기획사) 중 한 곳인 샌드박스네트워크가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는 게 특징이다. 1인 크리에이터들로선 대표적인 MCN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보니 만족도가 높다.

제작 지원에 참여한 최성국(유튜브_최작가TV JaggaTV)씨 역시 "샌드박스네트워크에서 전문적인 교육·멘토링으로 성장을 돕는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로서도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참신한 콘텐츠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아카데미 운영에 '로컬'적 요소를 접목한 것도 특징이다. 500만원 가량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2017년부터 운영하다, 올해 2천여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제작 지원을 받으려면 로컬 콘텐츠 3개를 포함해 총 10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최성국씨 역시 '캠핑 후 들를 수 있는 좋은 경기도 관광지' 등을 주제로 로컬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서승택·윤혜경·김동필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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