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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조종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연극과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 공연인 'overcome'을 조종중 학생들이 관람하고 있다. 2022.9.19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가평교육지원청, 경기도 최초 가평군과 협업 진행
또래 연기자 학교 폭력 실상 전달해 공감대 형성
지역 학교 6곳 돌며 예방 교육 확대 방침
"학교 폭력 예방교육을 계속해서 받아왔지만 이토록 기억에 남는 수업은 없었습니다."

가평교육지원청이 경기도 최초로 지자체인 가평군과 협업을 통해 최근 진행한 '2022년 연극과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지역 학생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또래 연기자 등으로부터 연극을 통한 학교 폭력의 실상 등이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관객인 학생들의 몰입감을 고조시키며 공감을 이끌어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극(제목: overcome)은 제작진 4명, 공연자 9명, 스태프 2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으며 일부 제작진을 제외하면 모두가 지역 고교 출신 대학생 등과 지역 중·고등학교 연극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다.

연극 'overcome'이란 제목은 학교 폭력의 현실과 해결 방안 등을 의미하는 '옴짝달싹 못 하게 하다', '극복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연극은 한 국제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일어나고 있는 학교 폭력의 제보로 시작된다. 기초수급대상자, 한 부모 가정 등의 이유로 A학생은 학교에서 따돌림과 폭력을 당한다. 이런 폭력 등의 사실이 담임 선생님과 기자 등에게 알려지자 폭력은 더욱 심해지고 A학생은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안 친구와 선생님 등 주변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하고 교내 웅변대회에서 이에 대한 실상을 알리면서 가해자 등이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연극 시나리오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정과 일부 사실적인 근거 아래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등의 의견을 토대로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공연이 열린 조종중학교 체육관. 연극 공연장 관람석 곳곳에서는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고,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학생들의 몰입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연극을 통한 학교 폭력 예방교육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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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조종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연극과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 공연 'overcome'을 조종중 학생들이 관람하고 있다. 2022.9.19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이번 예방 교육은 지난 2~8월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9월19부터 30일까지 조종중, 청심중, 가평고, 가평북중, 청평중, 가평중 총 6개 학교에서 진행됐다.

B학생은 "또래 배우들이 학교폭력이라는 다소 예민하고 민감한 주제로 연극을 하며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극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려 열연하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참 많은 감정을 느꼈다"며 "감명 깊다는 흔한 말로 치부하고 싶지 않을 만큼 훌륭한 공연이었고 관람하는 학생들이 모두 몰입돼 등장인물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는게 생생히 느껴졌다"고 연극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C학생은 "학교폭력은 언제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뉴스, 책 등으로부터 전달되는 정보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연극 관람 후 학교 폭력의 실태를 두 눈과 귀로 느끼며 심각성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D학생은 "그냥 다른 연극에선 보통 A학생이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해피 엔딩을 그려 내는데 'overcome'에서는 현실 사회의 결론을 반영한 것 같아 인상 깊었다"며 "이 연극을 통한 교육은 최고의 학교폭력예방교육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나와 동갑 또는 1~2살 차이 나는 배우들이 연기해서 그런지 더욱더 몰입해 보게 됐다. 가평뿐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전파돼 모든 학생이 한 번쯤은 체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승호 가평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경기도 최초로 지자체인 가평군과 협업해 연극을 통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마련, 지역 일선 학교 6곳을 돌며 공연을 진행했다"며 "무엇보다 지역 교육 공동체와 함께 얻은 풍성한 결실로 앞으로 학부모 등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공연을 개최하는 등 예방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