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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길을 지나 77년을 왔습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해방둥이로 탄생해 대중일보에서 경인일보까지 77년의 경기·인천 역사의 증인이자 기록자임을 자처해 왔습니다. 해발 430m의 산을 13번 구불거리며 올라가야 정상에 도착하는 말티재처럼 경인일보 역사에도 고난과 좌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민과 인천시민만 믿고 달려온 시간이 이를 인내하게 했습니다. 경인일보가 걸어온 역사가, 곧 경인지역 언론의 역사입니다. 창간 77주년을 맞은 경인일보는 지역의 희망이 되고자 합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경인일보는 경기·인천 지역신문이다. 오늘 창간 77주년을 맞았다. 가장 오랜 세월 지역을 대변해왔다. 언론 자유화 원년인 1988년 이전의 경기도와 인천시의 자화상은 경인일보를 통해서만 대면할 수 있다. '경인일보' 제호 자체가 역사다.

1981년 경기도에서 인천시가 분리됐다. 경기도 유일의 지역신문인 '경기신문'은 분리된 인천시를 대변할 의무 때문에 '경인일보'가 됐다. 제호 '경인일보'는 경기·인천 분리와 독립의 역사이자 연대와 상생의 기억이다.

경인일보 77년의 언론 주제는 경기도와 경기도민, 인천시와 인천시민이다. 역사의 무게가 지어낸 숙명이자 100년이 지나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다.

오늘 창간 기념호에 게재된 '로컬이 희망이다' 역시 경인일보의 숙명적 의무를 반영한 특별기획이다. 기획기사엔 경기·인천의 오늘을 구성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스타트업과 강소기업을 통해 지역 경제의 미래를 전망했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증언과 다문화공동체라는 거울을 통해 지역 정체성의 진화 가능성을 탐색했다.

현재의 경기도는 77년 전의 경기도가 아니다. 인천시도 독립 당시의 상전이 지금은 벽해가 됐다. 경기도민은 1960년 240만명에서 1천350만명으로, 인천시민은 1980년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었다.

경기도는 국내총생산(GDP) 1위이고, 인천이 가세하면 압도적인 대한민국 경제 중심이다. 전국의 이주 인구를 품에 안아 산업 공동체로 성장한 덕분이다. 경기남부의 삼성 벨트는 세계를 지배하고, 판교는 강남을 대신해 첨단정보산업의 메카가 됐다.

인천은 대한민국 관문도시의 가치가 커지면서 곧 부산을 추월할 기세다. 경인일보는 지방자치 실시 이래 한 세대 동안 끊임없이 경기·인천이 대한민국 중심이라 외쳐왔다. 틀림없는 사실이자 진실이다.

사실과 진실이 엄연할수록 부정당하면 고통스럽다. 관습적인 서울 중심의 문화는 경기·인천을 수도'권'이라는 비주류 지역으로 격하한다. 전국 인구의 3분의 1인 1천700만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계란 흰자'와 '빨간 버스' 트라우마를 겪는다.

기계적인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경기·인천 경제의 전후방 효과를 잠식한다. 대한민국 경제 동력인 경기·인천에 대한 정서적 가해와 정책적 타격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치명적이다. 경인일보가 목이 쉬도록 '대한민국 경제 중심 경기·인천'을 되풀이해 강조해 온 이유다.

다행히 지역의 경쟁력도 진화의 법칙을 따른다. 경기·인천의 경쟁력에 사람과 산업과 자본이 몰린다. 집중은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이다. 산업화 시대의 이주 1세대 자녀들은 다양한 해외 이주민 공동체들과 함께 경기도민, 인천시민의 정체성을 새롭게 주조하고 있다.

창간특집 '로컬이 희망이다'에서 '대한민국 중심 경기·인천'의 가치를 되새김질했다. 대한민국을 위해 경기·인천을 대변해 온 경인일보의 의지이다. 온·오프라인 경기·인천 독자 여러분의 응원과 성원으로 이어왔고 이어갈 것이다. 창간 77년의 역사를 경기도민과 인천시민께 바친다.

/윤인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