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 재현된 칭기즈칸의 숨결, 국내 유일의 몽골문화 종합관광지인 '몽골문화촌'이 민선 8기 변화의 바람을 타고 주민들의 숙원인 '재개관'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계속된 적자로 운영을 멈춘 몽골문화촌 부지에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계획했던 남양주시는 모든 용역을 중단하고 다시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하며 재개관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13일 남양주시와 수동면 주민 등에 따르면 수동면 내방리에 위치한 몽골문화촌은 1988년 10월 시와 울란바토르시 간의 협약에 따라 2000년도에 6만2천479㎡ 규모로 개관했다. 이곳에선 몽골유물전시관을 비롯해 몽골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 체험과 마상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울란바토르시와 협약… 2000년 오픈
억대 적자운영에 2018년 폐쇄 결정
반려동물 파크 추진엔 주민들 반발
市 "의견 수렴 필요해… 용역 중단"
특히 매년 몽골에서 30여명의 공연 단원을 선발해 몽골 전통악기 연주는 물론 무용과 기예, 전통의상쇼, 고공 서커스 공연 등을 펼쳐 국내에서 종합적으로 몽골문화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관광지로 유명세를 떨쳐왔다.
하지만 2018년 시가 몽골문화촌의 전시·체험 시설만 남기고 민속·마상공연 폐지를 결정하면서 몽골 민속예술 상설공연장에서 18년 동안 펼쳐진 공연은 막을 내리며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다. 매년 12억원 상당의 운영비를 투입했지만 수입은 17~20% 수준인 1억~2억원대에 머무르는 적자 운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시는 폐쇄된 몽골문화촌 부지에 80억원을 투입해 공원·캠핑장이 포함된 대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관내 반려 가구의 문화·여가생활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몽골문화촌 재개관을 촉구하며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시 집회를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시가 지난 8월 시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 7대 3의 비율로 '찬성 의견'이 높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수동면 주민이 아닌 시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동면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수동면 지역 이장 A씨는 "몽골문화촌은 외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선보일 수 있는 수동면의 랜드마크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로 역할을 해 왔다. 지역 발전을 위해 재개관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몽골문화촌 부지에 반려동물 테마파크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가 주민 의견 수렴 청취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용역을 중단한 상황"이라며 "(재건 등)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활용 방안에 대해 수동면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