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시대에 뮤지엄들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엄에서는 여러 스마트 기기, 최신 정보통신 기술들을 이용한 서비스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상황이 이어지며 뮤지엄의 디지털화는 급속화하기 시작했고, 이때를 기점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거리 두기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이와 관련해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색다른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뮤지엄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전시안내 시스템 개발이나 비대면 전시콘텐츠와 같은 기관별 특성에 맞는 지능형 뮤지엄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인 이 사업에서 경기도의 경우 2021년에는 15곳, 2022년에는 10곳의 뮤지엄이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기섭 경기도박물관장은 "뮤지엄 특히 박물관은 유물을 매개로 한 아날로그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곳"이라며 "그동안 한정된 사람들이 이용하고 관리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디지털은 오늘날 뮤지엄들이 꼭 나아가야 할 길임을 팬데믹을 거치며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뮤지엄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아간다면 전시와 교육 효과 등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스마트화 공모, 경기 작년 15·올 10곳 선정
道박물관 전시안내 앱 '…시간수호대' 큰 호응
태블릿PC 미션 흥미… 어린이 재방문율도 UP
경기도자박물관, 앱으로 맞춤형 해설·VR전시
전면·단면·뒷면까지 세세히 '3D뷰어' 기능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미디어 아트 수장고 눈길
주먹도끼, 초조대장경, 정몽주 초상 등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박물관이 선정한 10개의 유물이 게임과 결합해 흥미를 이끌어내는데, 유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미션과 함께 수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에는 '뮤호'라는 경기도박물관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박물관에서 제공한 태블릿PC로 박물관 곳곳에 전시된 유물을 찍게 되면, 그때마다 유물의 정보와 함께 미니 게임이 나타난다. 게임에 성공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고, 그렇게 뮤호와 함께 사라진 유물을 하나씩 찾아가는 내용이다.

도자기·병풍·그림 등 유물의 성격과 유래 등을 담아낸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관련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에 얽힌 역사와 문화도 학습하게 된다. 입소문을 탄 '경기 천년 시간 수호대'는 이미 주말에는 예약이 다 찰 정도로 호응이 높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태블릿 PC를 대여해주면서 어린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앱을 선보인 이후 이용한 관람객의 박물관 재방문율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게임을 즐기면서 학습도 할 수 있어 아이는 물론 함께 온 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하루에 3번 운영하는 '경기 천년 시간 수호대'는 사전예약 또는 현장접수를 통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앱은 전시 해설, 가상현실(VR) 전시, 소장품 검색, 도예 작가 소개, 도자 가마터 소개, 스탬프 투어, 박물관 안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해설의 경우 근거리 통신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해당 전시와 유물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이용자가 전시 해설 방식과 언어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어린이 맞춤형 전시 해설, 장애인을 위한 수화 영상 해설, 영어 해설 등이 지원된다. 이에 박물관 측은 관객층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자음각 앵무문 발, 백자청화 운룡문 항아리 등 박물관의 주요 유물들을 전면부터 단면, 뒷면까지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3D 뷰어' 기능도 제공된다.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가상현실(VR) 전시' 기능은 현재 진행 중인 상설전과 함께 2021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특별전, 2020년 기획전 등 박물관에서 열린 다양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궁금한 유물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소장품 검색', 전시 관람의 재미와 집중도를 높이는 전시 퀴즈 게임인 '스탬프 투어', 주변의 가마터와 도예 작가 소개 등 도자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자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의 경험을 다각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전시관람을 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며 "전시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오랜 전통과 역사성을 가진 경기도의 도자와 도예작가를 소개하고 지역과 연계하고자 하는 시도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보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물리적인 시설의 개방을 넘어 박물관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파주관은 관람객들이 유물을 살펴보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디지털화가 잘 이뤄져 있다. 모든 유물에 대한 아카이빙이 갖춰져 있고,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끔 정보가 담긴 키오스크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또 미디어 아트 등을 접목해 수장고의 볼거리를 확장 시켰다. 보존 환경에 민감한 유물들의 경우 관람객의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데, 파주관은 수장고 안에 어떤 유물이 보관돼 있는지, 또 그 유물들은 어떻게 쓰이는지 등을 담은 영상을 유리창과 벽면, 통로 바닥 등에 프로젝션 미디어 아트로 구현했다.
1층에서 볼 수 있는 미디어 정보 월(wall)의 경우 소장품 전체에 대한 유물정보가 대형 미디어 패널에 펼쳐져 있다. 그중에서 보고 싶은 유물을 눌러 '좋아요'를 누르고, 내 모바일에 담아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박물관에 새로 들어오는 소장품의 실측과 등록 업무를 진행하는 수장고에도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여줄 영상으로 벽면을 채워 유물의 등록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며 정보와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