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게 살면 정말 '이상'해 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가 자신의 자아로 시선을 돌려 쓴 책 '이상하게 살아도 안 이상해지던데?'가 출간됐다. 책은 1970년생인 저자가 자신이 살아온 길을 되짚어 보는 기록으로, 넋두리나 연민이 아닌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아를 탐구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저자는 '개구쟁이 스머프'에 나오는 '가가멜'에게서 독거 중년의 어두운 면을 투영하고, '아기 공룡 둘리'에서 상사와 악성 세입자에 시달리는 '고길동'의 고단한 삶에 대해 이해하면서도 그처럼 살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원데이 클래스 마니아인 그는 '야생화'를 가꾸고 '교자'를 만들며 '기타'를 배우고 주말엔 '스윙댄스'를 추는 취미 부자로, 자신과 같은 중년 남성에게 배우기를 꺼려 하지 말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한다. 이렇듯 저자는 책을 통해 어떠한 태도를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왔음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다만, 정상의 궤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덤덤한 위로를 보내며, 정작 '이상'하다고 여겼던 저자의 삶이 오늘날에는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게 됐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회 어딘가에서 자신과 같이 어떤 틀에도 들어가지 않는 사람이 아주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