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까보 까보슈┃다니엘 페나크 지음. 그레고리 파나치오네 각색·그림. 문학과지성사 펴냄. 128쪽. 2만5천원

제목인 '까보 까보슈'는 개를 쉽고 친근하게 부르는 프랑스어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철저하게 개의 시선으로 그려져 있다.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진 개는 거리를 떠돌다가 수용소에 갇혔고, '사과'라는 이름의 여자아이와 그의 부모인 '노루씨', '후추여사'가 그를 키우게 된다. 그에게 붙여진 이름은 단순하고 썰렁한 '개'이다.
새끼 때 버려진 개가 본 세상은 참으로 쌀쌀맞고 냉정하다. 하지만 개는 그런 불행에 주눅들지 않고, 이기적인 사람과 세상에 맞선다. 어느 곳에 속해 있는 존재가 아닌 독립적인 존재로서 살아가는 개는 인간이 필요에 따라 데려오고 변덕을 부리며 내치는 현실에도 휘둘리지 않음을 행동을 통해 분명하게 보여준다.
'개'라는 이름이 무심하고 의미 없이 지어진 것 같지만, 한편으론 그 존재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는 본질적인 이름이기도 한 것이다.
아동 문학의 고전 '그래픽 노블'
못생겼다고 버려진 개의 성장기
인간의 이중성과 이기심 비판도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하고 풍성하게 담아낸 책은 그레고리 파나치오네가 다섯 챕터로 나눠 시각화하며 개의 여정과 모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개의 생각 또는 개가 처한 위기의 상황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며 몰입감을 높이고, 어쩌면 적나라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들의 대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한다.
책은 반려동물의 삶을 이해하고, 평생 함께할 친구가 되기 위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들도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고, 분노를 느끼며, 우정 앞에 희생할 줄 안다. 볼품없이 생긴 한 마리의 개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이기심을 신랄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40년 전에도 지금도 '개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