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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책 한 권만 들고 훌쩍 떠나본 적이 있다. 책에서 사진으로 글로만 봤던 모습을 직접 마주해 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걸음을 어디로 옮길지 결정하는 것은 관광명소가 될 수도 있고, 카페나 작은 동네의 골목, 또는 책방이 될 수도 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곳곳에 다채롭게 펼쳐진 이야기를 따라 여행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 3~4권┃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352쪽. 2만2천원


나의문화유산답사기
한국 인문서를 대표하는 시리즈이자 스테디셀러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서울편이 돌아왔다.
 

큰 사랑을 받았던 서울편 1~2권 출간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서울편 3~4권은 '사대문 안동네: 내 고향 서울 이야기'와 '강북과 강남: 한양도성 밖 역사의 체취'라는 제목으로 서울의 오래된 동네와 뜻깊은 문화유산을 탐방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골목' 구석구석 증언
과거·현재를 날카롭게 통찰하는 대장정

저자인 유홍준은 거대한 도시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날카롭게 통찰하면서도 그곳에서 삶을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풀어내며 서울편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서울토박이'인 저자는 개화기와 근대를 거쳐 오늘의 서울이 된 과정을 명소를 통해 알려주고, 우리가 잘 모르는 골목의 이야기를 증언하고 되살리는 데 역점을 뒀다.

결국 서울을 움직인 힘은 서울을 살아낸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힘있게 던지며 특유의 관록과 입담이 더해진 저자의 '서울 사랑'이 깊이 있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 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고봉선 지음. 담앤북스 펴냄. 480쪽. 2만원


책방길따라 제주한바퀴
제주도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함을 주는 곳이다.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광, 자연과의 교감, 특유의 독특함과 낯섦 등은 우리의 발걸음을 이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인가 마을 곳곳에 개성 있는 작은 책방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책방지기들 만의 감각과 취향이 반영된 서가에는 저마다의 독특한 분위기가 스며있다.

감각과 취향이 반영된 책방지기의 서가
故 고봉선 시인, 정보·운영 철학 담아내


신간 '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는 고(故) 고봉선 시인이 연재했던 책방 기사를 추려낸 것으로 저자는 제주도 구석구석의 책방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매력을 세심하고 정겹게 포착해냈다.

공항에서 출발해 서귀포시를 거쳐 다시 제주시까지 책방을 방문하며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책방길' 코스는 저자가 정성스럽게 닦아놓은 하나의 세계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각 서점의 상세한 정보와 사진, 책방지기의 운영 철학까지 알차게 담겨 있는 책은 여행지에서 만난 작지만 큰 풍요로움을 전해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