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또 일은 바로 빛나는 게 아니다. 후에 빛나는 일이 비로소 성과이자 역할이다." 도윤석(45) (사)경안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이 기자에게 처음에 꺼낸 말이다.
"시민연대 사무국장으로서 자신이 걸어온 길이 어떤 길이냐"는 질문에 그는 "언제라도 그랬듯이 누구에게도 자랑할 마음은 없다"며 "하지만 누가 뭐래도, 누가 몰라줘도 뿌듯함은 있다. 나중에는 표시가 나겠지만, 나서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대답했다.
지난 2009년 멸종위기종 금개구리를 발견한 도 국장은 금개구리 사진을 찍고 보도자료까지 언론에 배포했다. 광주시에 여러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많은 시민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돌아온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함 그 자체였다. "왜! 단체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조롱도 했고 관심도 없었다. 그래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걸어왔다. 바로 그 길이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도 국장이 걸어온 길이다.
도 국장은 한때 기자생활도 했었다. 기자생활보다 시민연대에서 일할 때 즐거움과 보람이 훨씬 커 1년간의 짧은 외도(?)를 끝내고 다시 경안천시민연대 사무국장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걸어온길 누가 몰라줘도 뿌듯함 존재
2009년 멸종위기 금개구리 발견 알려
정치 성향과 논공행상 전유물 아니다
경안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의 역할은 실무자다. 지자체와 시민단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려고 노력해 왔지만 다른 사람들의 뜻을 전달하기는 참 힘든 일이다.
그는 "실타래처럼 꼬여 있는 것을 풀어주고 엮어주는 것이 단체 실무자의 업무"라며 "공무원이 속 시원히 전달 못 하는 의견, 시민들이 속 시원히 전달 못 하는 생각, 이러한 것들을 서로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풀어줘야 할 무게가 항상 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안천시민연대에 대해 도 국장은 1998년 광주시에서 시작된 시민단체로, '인간존중·자연사랑'의 정신을 계승한 등록 비영리민간단체다. 광주 민주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 주권 행사를 도움으로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며, 권력을 견제하고, 지역민들 안의 풀뿌리민주주의를 확고히 해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노력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도 국장은 "경안천시민연대는 정치의 성향과 논공행상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시민단체로서 광주지역에서 해야 할 역할과 기능을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