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구둔역
2012년 폐역이 되고 2016년 문화, 예술, 관광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양평의 구둔역.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양평군 제공

산과 강이 아름다운 양평군은 명실상부한 전원과 관광의 도시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맑은 자연이 보전돼 있고 서울과의 접근성도 가까워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양평이 가진 '자연'이란 키워드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각광받게 됐다. 지난 2020년 용문산·두물머리는 에버랜드보다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여 경기도 내 3위 관광지로 도약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3년간 5천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분양해 2023년엔 양평읍에만 약 3천4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양평군 대변혁의 시기와 함께 출범한 민선 8기. 군은 문화·관광분야의 특화로 지역의 특색을 살림과 동시에 늘어나는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개편을 추진 중이다.

■ 줄어드는 친환경 농가… 재도약을 위해


양평군은 지난 2005년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된 친환경 농업의 고장이다. 사실 양평이 친환경농업 육성에 힘을 쏟은 건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및 각종 중첩규제 탓이 컸다.

군은 2000년대 '물맑은양평' 브랜드를 만들어 농업의 부흥을 꾀했다. 그러나 1차 산업의 한계로 농가 수는 매년 약 10%p씩 줄어들었고, 현재 군엔 약 6천가구의 농가만이 농업을 유지하는 상태가 됐다. 이에 군은 농업 이외에 다른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관광·청소·도로 3개과 신설 '조직개편'
두물머리 입장객 162만명 도내 인기 2위


'사람과 자연, 행복한 양평'이란 슬로건으로 출범한 민선 8기는 농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보전된 자연을 바탕으로 한 관광도시로의 발돋움을 기획했다.

군은 조직개편을 먼저 추진했는데, 지난 7월부터 약 3개월 간 소속 직원이 참여하는 조직개편 TF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양평군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최근 제289회 양평군의회 임시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올해 중 관련 규칙을 개정하고 내년 1월1일부로 조직개편을 시행할 예정이다.

조직개편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우선 관광과·청소과·도로과 등 3개 과가 신설된다.

또, 기존 문화관광과의 문화기능과 교육체육과의 체육 기능을 통합한 문화체육과, 교육체육과의 교육기능과 도서관과를 통합한 평생학습과, 민원바로센터와 토지정보과를 통합한 민원토지과, 건축과와 허가과를 통합해 허가1·2과 등으로 재편한다.

군민들의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 지역돌봄과는 '노인장애인과'로, 주민복지과는 '가족복지과'로, 산림과는 '정원산림과' 등으로 각각 명칭을 변경한다.

조직개편 이후 본청 조직은 3국 4담당관 20과에서 1개과가 늘어난 3국 4담당관 21과로 변경되고, 총 정원은 967명에서 27명 증가한 994명이 된다. 군은 먼저 조직개편의 준비를 끝내며 변혁의 실현을 위한 첫 번째 단추를 채웠다.

교통환경개선사업
양평군은 최근 늘어나는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및 환경개선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전진선 양평군수가 지난 9월 '양평우회도로 교통환경개선 사업 준공식'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양평군 제공

■ 차별화된 '관광'을 위해… 관광 종합 컨트롤 타워 신설


통계청의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물머리 입장객은 162만명으로 경기도 인기 관광지점 2위, 용문산관광지 입장객은 84만명으로 8위에 올랐다. 군 인구의 20배가 넘는 연 250만명 이상의 방문객은 숙박업·요식업 등이 주류인 양평군 경제에 빠져선 안 될 존재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1년 양평군 내 가동사업자(개인)는 1만7천418명에 달했기에 코로나19 당시 관광객 감소로 인해 군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은 전례도 있다.

신설되는 관광과는 양평관광의 종합 컨트롤 타워로 두물머리, 용문산, 세미원, 구둔역 등 양평 관광지의 지속적이고 차별화된 홍보와 더불어 수도권 시민들이 양평을 방문할 경우 체류일자별 관광코스를 기획해 제시할 예정이다.


'종합 컨트롤타워' 체류일별 코스 기획


방문객들은 여행지와 더불어 숙박, 맛집, 카페 등이 조합된 여러 관광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으며 이런 프로그램은 군내 자영업자들의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갈산공원~양강섬~물안개공원으로 이어지는 남한강 관광자원화사업, 양평종합발전계획과 연계한 예술의 거리 조성, 구둔역을 활용한 관광인프라 구축 등 생태자원·문화유산을 관광과 적극 연계해 '양평관광'을 하나의 상품으로 각인시킬 계획이다.

공흥양근지구
양평읍엔 2023년에만 3천4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대규모 인구증가가 예상된다. 사진은 양평군이 올해 초 완공한 '양평 공흥·양근지구 도시개발사업 단지조성공사' 전경. /양평군 제공

■ 내년에만 3천400여 가구 입주… 양평은 생활행정 수요 증대 대비 중


현재 양평읍에 소재한 아파트는 총 2천841가구다. 내년 1월부터 438가구의 '포레나 양평'을 시작으로 1년간 총 3천448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 이는 양평군 역사상 한 해 입주 최대치일뿐더러 기존 가구를 뛰어넘는 대규모 인구증가다. 또한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예정됨에 따라 이런 증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내년부터 인구증가에 따라 생활행정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도로과, 청소과를 신설한다.

도로과는 군내 국도와 고속도로, 지방도, 군도, 농어촌도로의 신설과 유지관리를 담당할뿐만 아니라 군의 오래된 현안 중 하나인 '마을안길'을 군에서 매입해 분쟁 해결을 주도할 예정이다.

청소과는 군 생활환경정비의 모든 업무를 주관한다. 내년부터는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양평읍, 양서면, 용문면에 '시가지 가로청소반'이 상설 운영되며 70가구 이상 공동주택엔 '음식물쓰레기 종량기 설치사업'을 우선 실시한다.

내년 양평읍 3448가구 입주 성장 가속화
오랜 현안 '마을안길' 매입·분쟁 해결


군은 각종 민원 사항에 대한 자동화 또한 진행하고 있다. 군이 추진 중인 '소통하는 민원자동 알림서비스'는 민원인이 민원서류의 접수, 완료까지 모든 처리단계를 문자로 안내받는 서비스다. 앞으로 건축 인허가 관련 처리기간 3일 이상인 민원은 문자 알림서비스를 통해 처리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군은 이를 위해 관내 건축사사무소에 민원자동 알림서비스 추진계획을 공유함과 동시에 각종 민원서류 접수 시 민원인의 연락처를 정확하게 입력해 줄 것을 협조 요청했다.

또한 개발수요가 필연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인허가업무를 허가1, 2과로 나눠 6개 읍·면 행정구역이 서로 다른 과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군은 이번 조직개편의 목적을 '조직의 기능적 분류를 통한 원스톱 행정서비스 구현'으로 명확히 하고 모든 과정을 하나씩 추진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르긴 어렵지만 미래를 예측하고 하나씩 대비해 나갈 방침이다.

전진선 군수는 "민선 8기는 생활현장 불편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현장에서 답을 찾고 일상의 작은 불편까지 해소하는 섬세한 행정을 펼칠 것"이라며 "양평을 발전시키기 위한 강한 의지에 치우침이 없는 '중용의 도'를 항상 마음에 품고 양평을 전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2022110601000202800008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