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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시장. /경인일보 DB

부하 직원에 대한 도를 넘은 갑질과 방만한 운영 등이 문제가 돼 해임된 정원영 용인시정연구원장(10월19일자 8면 보도=여직원 앞서 옷 벗고 빨래 지시… 용인시정연구원장 끝내 잘렸다)이 8일 해임 3주 만에 '찍어내기의 희생양'이라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용인시는 이를 '정치적 물타기'로 규정하며 선을 긋는 한편, 추후 강력한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정 전 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임 시장 때 임명됐다는 이유로 이상일 시장은 전방위적 압력을 가하면서 사퇴를 종용해 왔고 표적 감사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사퇴 압력을 가해왔다"고 주장했다.

부하 여직원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빨래를 시키고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는 폭언을 내뱉는 등 해임의 결정적 사유가 된 '갑질' 부분에 대해선 "재임 중 소소하게 이뤄진 일들"이라며 '침소봉대'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이 이 시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밝혔다. 정 전 원장은 "이 시장은 바쁘다는 핑계로 소통을 거부하고 내년 예산을 삭감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이번 감사 결과 역시 일방적이고 편중된 주장과 진술, 왜곡된 사실에 근거했다. 해임 처분 절차 역시 위법이고 부당한 해임 처분을 수용하지 않고 저항하겠다"고 전했다.

갑질 논란 해임 용인시정연구원장 3개월만에 입장 표명
'찍어내기 희생양' 주장에 용인시 "터무니 없다" 반박
이상일 시장 "최소한의 양심 있다면 직원 사죄가 우선"

이에 용인시는 곧바로 반박 입장을 발표하며 응수에 나섰다. 시는 "정 전 원장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여러 직원이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었음에도 뉘우침 없이 거짓 주장을 하는 만큼, 감사에서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고발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직원 채용에 관한 부당한 업무지시로 연구원이 1천여만원의 재산상 손실을 입었고 시정연구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만큼, 정씨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원장의 해임 절차상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거짓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이번 사건은 공직사회 전반에 청렴에 대한 교훈과 경각심을 주는 엄중한 사례라고 이사회가 판단했다"며 "피해를 입은 직원을 보호하고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사부터 해임까지 모든 과정이 정당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시장은 "갑질이 소소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갑질이 계속됐던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모욕을 준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