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11만명의 소도시 여주시의 행정서비스 혁신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때 인허가 업무라면 다른 시·군에 비해 뒤처진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던 여주시가 민선 8기 출범 4개월 만에 획기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충우 시장은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허가건축과장 자리에 직렬을 깨고 사회복지직 임영석 과장을 전격 발탁했다. 이어 인허가 업무경험과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갖춘 직원 14명을 일선에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매달 두 차례 열리던 친절교육도 친절모범사례를 공유하는 현장교육으로 바꿨다.
또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인허가 대행업체와 간담회를 네 차례나 열고 회의 때마다 접수된 애로사항과 제도개선에 대한 현장의 요구는 허가건축과에서 진지하게 검토됐다.
특히 관청의 권위적인 느낌을 덜자는 취지로 민원인이 드나드는 출입문에 공손하게 손님을 맞는 이미지 사진을 내걸었다. 문을 통과하면 안내 창구에서 경험이 풍부한 팀장급 이상의 직원이 맞는다. 여기에서 허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의 목록을 안내받고 상세한 설명을 듣는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민원인들의 호응이 높다.
이충우 시장, 접수 시스템 개편
개발 허가 처리일수 7 → 1.73일
민원인 편의 우선 기조에 호평
이 같은 변화는 곧 눈에 띄는 성과로 나타났다. 개발행위 접수 시 도로점용과 교통성 검토 등 여러 부서에 중복으로 제출되는 서류는 한 부서에서 접수해 처리하고 담당 부서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었다. 최소 7일의 시간이 단축됐다. 14일이 걸리는 개발행위 인허가와 건축물 준공검사는 한 부서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처리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도시계획심의는 월 1회에서 2회로, 자료제출기한도 20일 전에서 14일 전까지로 바꿔 민원인의 편의를 우선했다.
토지분할에 따른 개발행위 허가의 경우 올 1월부터 6월까지 평균처리일수가 7일이었다면 민선 8기가 들어선 지난 7월11일부터 10월 말까지 4개월간의 평균처리일수는 1.73일로 대폭 줄었다. 전체 민원 중 당일 처리 건수가 절반이 넘는다. 법정 처리 일수가 15일임을 감안하면 민원 서비스업무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허가건축과를 찾은 이용덕(중앙동 통장)씨는 "막무가내인 민원인과 고압적인 직원들 간의 다툼으로 늘 소란스럽던 곳이 빠른 일처리를 위해 친절하게 애쓰는 곳으로 바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이준범 측량협회 사무국장은 "예전에는 심의에만 4~5개월이 걸렸다. 지금은 2주면 가능하다"며 "공장이나 주택 사업자들에게는 단축된 기간만큼 이자 부담이 주니 큰 혜택이다. 그 바람에 시청을 바라보는 시선도 확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