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 노선을 지자체에서 관리하자는 말이 나왔을 때 처음엔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낫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에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시작한 '경기도형 버스준공영제'가 벌써 시행 2년을 훌쩍 넘겼다. 이를 전담할 기구로 출범한 경기교통공사(사장 직무대행·이회수)도 다음 달이면 창립 두 돌을 맞는다.
경기교통공사는 짧은 기간이지만 버스에만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과 시설 등을 발굴하며 대중교통서비스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경기교통공사가 벌이는 사업을 들여다보면 혁신에 가깝다. 그동안 '이렇게 되면 좋을 텐데'라고 머릿속에만 있던 일들이 추진되고 있다. 물론 제대로 실현된다면 대중교통서비스를 지금보다 한 차원 더 끌어올릴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경기교통공사 창립 2주년을 맞아 경기도의 대중교통서비스 혁신을 위해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을 살펴본다.
시행 첫해보다 버스 규모 55% 신장… 기사들은 정기적으로 친절 교육
택시처럼 호출 가능 수요응답형 서비스, 지정지역 넘어 확대 운영키로
이용자 쉼터 버스라운지 편의 꾸준히 보완, 내부시설 만족도 97% 달해
■ 더 촘촘해진 버스준공영제
경기도형 버스준공영제는 경기도가 버스노선의 관리권을 갖고 그 운영을 버스회사에 입찰로 일정기간 맡기는 것이다. 노선에서 나는 수익은 서비스 등급에 따라 각기 다른 비율로 회사에 분배하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서비스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일 최하등급을 받으면 아예 수익 배분대상에서 제외된다. 버스 이용자 입장에선 서비스 개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운행되는 경기도 공공버스는 시행 첫해인 2020년 138개 노선 1천350대이던 것이 올해 현재 220개 노선 2천93대로 대폭 늘어났다. 2년 새 버스 규모만 55% 신장한 셈이다. 광역버스도 9개 노선 84대에서 27개 노선 306대로 3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공공'이라는 이름을 달았다고 해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서비스가 하루아침에 좋아질 순 없다.
이 때문에 경기교통공사는 서비스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버스 220개 노선 전체 서비스를 현장 평가하고 있다. 이용자 눈높이에서 서비스 품질을 평가해 실질적인 개선을 끌어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현장평가와 별개로 버스 기사는 정기적으로 친절교육을 받고 평가를 통해 '친절 기사'로 인증받으면 각종 인센티브를 받는다.
광역버스 운영 및 서비스 관리는 금년말부터 오는 2025년까지 경기도에서 대광위(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 업무소관이 넘어가지만 운영서비스 관리는 경기교통공사가 계속 담당하게 된다.
버스준공영제 이후 생긴 큰 변화라면 도시 변두리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버스 이용의 안정화다. '적자를 핑계로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동네에 버스가 사라지지나 않을까'하는 불안이 줄게 됐다. 앞으로 경기도와 경기교통공사는 2026년까지 시군 시내버스 준공영제 확대로 도민의 이동권 보장과 대중교통 소외지역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 앱으로 내게 맞는 교통수단 선택
원하는 목적지를 가기 위해 어떤 대중교통수단들이 있는지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각자 여건에 맞는 교통수단을 선택하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통합교통서비스(MaaS)'다. 필요한 앱을 설치하면 교통수단은 물론 다양한 경로, 결제서비스까지 하나로 묶어 안내받을 수 있다.
사실 이 사업은 앞서 공공주도로 실험이 이뤄졌으나 민간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서 중단된 바 있다. 경기교통공사는 이를 되살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사업모델로 구상해 추진 중이다.
이미 올해 4월 민간 파트너로 현대자동차를 선정했다. 현대자동차와는 오는 2027년까지 사업을 함께할 예정이다. 대중교통분야의 또 다른 민간 독점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사업은 공공이 주도하되 민간의 순기능만을 결합한다는 게 경기교통공사가 밝히는 원칙이다.
서비스의 혜택을 많은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시스템 구축이나 운영은 민간부문의 장점을 활용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 부르면 오는 '똑버스'
경기교통공사가 올해 선보인 '수요응답형(DRT)' 버스서비스는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해 이 서비스는 택시처럼 버스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해진 노선도, 운행시간도 없는 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파주시에서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버스 10대가 한정면허를 받아 파주 운정지구와 교하지구에서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이 버스는 전국 최초로 통합 환승할인도 적용된다. DRT에서 내려 일반 버스나 지하철을 갈아타더라도 새로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교통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신도시나 농어촌에서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아직 운행구역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정한 대중교통 취약지역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교통공사는 수원과 양주 등 도내 7개 지역을 대상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 지난 8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스마트 실증사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이들 지역에 차례로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새로 운행될 DRT를 똑똑한 버스라는 의미로 '똑버스'로 명명하고 내년부터 똑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똑타'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 공공버스 이용자 쉼터 '경기버스라운지'
경기버스라운지는 현재 서울 출퇴근 도민이 몰리는 서울 사당역 인근 건물 내에 마련돼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추위나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버스 정보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상시 관리 인력도 평일에는 3명, 주말엔 2명이 배치되고 있다.
라운지 이용자 수는 계속 증가해 올해 3분기 이용자는 3천3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684명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늘었다.
라운지 내 편의 서비스도 꾸준히 보완돼 우산 대여, 화장실 개방, 건조기 서비스가 제공될 뿐 아니라 긴급상황에 대비해 자동 심장충격기도 비치돼 있다.

이용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내부시설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97%에 이르고 이용자 93%가 이용시간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버스라운지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부가적으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경기교통공사 설립에 따른 대표적인 서비스 개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를 계속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경기교통공사 관계자는 "공사의 역할 확장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며 앞으로 도민의 더욱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을 도울 '지능형 교통체계'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통적인 운송사업에서 벗어나 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공과 민간의 혁신 서비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