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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정연구원 소속 직원들이 14일 침묵을 깨고 첫 공식 기자회견을 자처, 갑질 논란 등으로 해임된 정원영 전 원장을 향해 "사안의 본질 왜곡을 중단하고 사과와 반성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직원에 대한 도 넘은 갑질과 방만한 운영 등으로 해임된 정원영 용인시정연구원장이 정치적 탄압에 의해 해임됐다는 주장을 두고 용인시가 '거짓 해명'이라며 즉각 반박(11월8일 인터넷 보도=이상일 시장 "갑질이 소소한 일?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일침)에 나선 데 이어 14일 연구원 직원들도 침묵을 깨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연구원 전원 서명 '본질 왜곡 중단' 촉구
"기관장 찍어내기 희생됐다는 주장 개탄"
연구원 소속 직원들은 이날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원장은 더 이상 본질을 왜곡하는 일련의 행위를 중단하고, 성심을 다한 사과와 자기반성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정 전 원장의 해임에 관한 논란이 이어져 온 과정에서 연구원 직원들이 직접 나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건 처음이다. 이들은 22명 전원의 서명을 받은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연구원의 명예와 직원 사기 등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경계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으나, 정 전 원장에 관한 최근 입장 발표와 소송 제기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기관장 찍어내기에 희생됐다는 주장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다"며 "위계에 의한 명백한 갑질 행위와 공공기관장으로서 다수의 부적절한 행위로 연구원에 심각한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반성과 사과 없이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어 왜곡된 주장을 바로잡고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빨래·운전' 갑질 언론보도 이후에도
해당 여직원에 괴롭힘 발언 지속
상시적 비인격 대우, 인격소양 의심
부당업무 지시·금전적 손실 등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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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정연구원 소속 직원들이 14일 침묵을 깨고 첫 공식 기자회견을 자처, 갑질 논란 등으로 해임된 정원영 전 원장을 향해 "사안의 본질 왜곡을 중단하고 사과와 반성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이들은 정 전 원장이 자신의 셔츠를 벗어 여직원에게 빨래를 시켰다는 경인일보 최초 보도(7월29일자 1면 보도=직원들에게 '빨래·운전'… 용인시정연구원 원장 갑질 폭로) 이후에도 정 전 원장이 해당 여직원을 열흘 간 원장실 앞 부속실 개념의 업무 공간에 배치해 괴롭힘 발언·행위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 전 원장은 여직원 앞에서 와이셔츠를 직접 벗어 빨래를 지시했는데, 이건 어떤 변명에도 기관장이 하지 말아야 할 갑질"이라며 "더 악의적인 건 언론 보도 이후에도 괴롭힘을 이어갔는데, 이는 갑질 행위를 넘어선 심각한 성인지 감수성 부족에 해당하는 중대한 결격 사유"라고 비판했다.

또 "정 전 원장이 반복적인 외모·신체 비하 발언과 수치심·불쾌감을 유발하는 불필요한 신체 접촉 등을 관심과 친근함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직원을 향한 비인격적 대우가 일회성이 아닌 상시로 이뤄진 것에 대해 직원 누구도 제고의 여지가 없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 자체를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인사권을 빌미로 한 위계와 강압에 의한 부당한 업무 지시, 업무 괴롭힘, 공공기관장으로서의 복무규정 위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연구원 금전적 손실 발생 등 정 전 원장의 재임 기간 내 만행들을 잇따라 폭로했다.

정지훈 시정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정 전 원장이 부적절한 행위를 지속했음에도 누구도 제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특히 직장에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야 할 젊은 청년 직원들이 느꼈을 깊은 좌절감에 대해 저를 비롯한 선배 직원들은 이 자리를 빌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퇴사를 선택해야만 했던 동료 직원들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연구기관이라는 특성에 적당하지 않은 기관장이 전횡을 일삼지 않도록 향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