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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에서 '3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종현씨는 5년 동안 지역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꾸준히 고기를 기부하고 있다. /이종현씨 제공

"기부를 받는 어려운 분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다가가기가 쉽습니다."

인천 계양구에서 '3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종현(28)씨는 개업한 이후로 5년 동안 꾸준히 돼지고기 등을 지역에 기부하고 있다.

이씨는 30여 년이 넘도록 모교와 지역사회를 위해 기부 활동을 한 아버지를 곁에서 보고 배웠다고 한다. 그는 스무 살 무렵 일찌감치 가업인 정육업에 뛰어들었고 이씨가 개업을 준비할 때 아버지는 꼭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하라고 권했다.

아직 사업이 자리 잡기도 전인 지난 2018년 이씨는 계양구에 있는 한 복지센터에 무작정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전달했었다. 이씨는 "당시 개업을 막 했을 때라 정신없었지만 기부하고 싶은 마음에 근처 복지센터에 대뜸 고기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귀띔했다.

30여년 아버지 베푸는 삶 보고 배워
해마다 600㎏ 이상 복지센터에 전달
게시판에 선행 알려져 손님들 오기도


이씨는 5년 동안 한 번도 빠짐 없이 매년 600㎏ 이상의 고기를 지역 복지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처음 기부를 결정했을 때 이씨는 현금 기부도 고민했었지만, 그는 누군가에겐 한 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자재가 더 가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고기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누군가에게는 10만원이라는 현금보다는 한 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10만원어치의 고기가 더한 가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월 복지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에 고기를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는데, 더 많이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가게에는 근처 복지센터 직원들이나 지역의 봉사자들이 손님으로 많이 찾아오고 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단체 등을 더 많이 알게 됐다는 이씨는 "효성동 복지센터 게시판에 우리 가게가 기부했다는 글이 붙었는데, 이를 보고 찾아온 손님들도 있다"며 "그분들이 감사 인사를 건넸을 때 민망함과 뿌듯함이 동시에 드는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고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이씨는 "항상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며 "앞으로는 사업을 더 확장해 구에서 시로, 시에서 전국 단위로 기부 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