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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전국시각장애인체육대제전 쇼다운 종목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인천시시각장애인선수단 소속 이혜경(52)씨는 "쇼다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혜경씨 제공

"도전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시각장애인 이혜경(52)씨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인천시시각장애인선수단 소속 이씨는 지난 9~11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열린 제1회 전국시각장애인체육대제전 쇼다운 종목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씨는 "대회 당일 컨디션과 대진운도 중요한데 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쇼다운은 비장애인에겐 생소한 시각장애인 스포츠다. 탁구대처럼 생긴 테이블 양쪽에 선 선수들이 긴 나무 배트로 공을 쳐 반원 모양의 '골 포켓'에 넣는 게임이다.

선수들은 고글을 쓰고, 구슬이 든 공의 소리로 공의 위치를 알 수 있다. 공이 포켓에 들어가면 2점을 얻고 파울을 했을 때는 상대가 1점을 얻는다. 먼저 11점을 얻는 선수가 게임의 승자가 된다.

이씨는 쇼다운의 매력을 '성취감'으로 표현한다. 그는 "강한 상대를 만나 어렵게 골을 넣었을 때 한 단계 성장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겨도, 져도 재밌는 종목"이라며 쇼다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성취감' 매력… 이기든 지든 재밌어
본업은 배우… 댄스스포츠 금메달도
연기·게임 다 좋아해 포기할 수 없어


쇼다운을 처음 접한 것은 3여 년 전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관의 쇼다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즐거웠다고 한다. 이씨는 "복지관의 동료 선수들과 함께 시간이 나는 대로 연습 게임을 하고, 서구청장배 쇼다운 경기대회 등 여러 시합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본업은 따로 있다. 배우로 활동하는 이씨는 지난 6일 제5회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에서 여자배우상을 받았다. 10여 년 전부터 해온 댄스스포츠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달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해 댄스스포츠 혼성 스탠더드 폭스트롯 동호인부에서 금메달을 땄다.

시각장애인 합창단 '라파엘코러스' 활동까지 예술·체육 영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이씨는 "경기, 공연 준비로 바쁘지만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씨가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고 긍정적인 삶의 방식을 터득하게 된 것은 중도 시각장애인이 된 후부터라고 한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되고 나서 오히려 댄스스포츠, 쇼다운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더 건강해졌다"며 "중도 시각장애인은 장애가 생긴 직후에 우울감을 느끼곤 하는데, 밖으로 나와 활동을 하며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다시 찾아 나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씨는 "쇼다운 종목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