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SK그룹의 프로야구 참여를 계기로 연고지역 이전문제가 촉발되고 있다.

신생팀 SK가 그룹의 터전을 닦았던 수원을 연고지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자 인천과 경기.강원을 연고지역으로 삼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는 서울로 옮길 꿈을 꾸고 있지만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일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의 권유로 프로야구팀을 창단하게 된 SK는 아직 연고지역과 관련해 아무런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대는 SK가 수원에 정착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대신에 서울로 진출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일찌감치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현대는 서울 입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인천에 기반을 두되 서울의 일부 지역을 연고지로 할당받겠다는 복안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그룹 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고 있는 서울팀 두산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LG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혁철 LG 사장은 "현대의 서울 입성은 그동안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뿐만아니라 삼성과 한화 등 지방 팀들 역시 현대가 수원을 내줬다는 이유만으로최대시장인 서울에 진출하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고 판단해 적극 저지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KBO 내부에서는 연고지 이전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지 못한 상태다.

이상국 사무총장은 "신생팀에게 노른자위인 서울을 줄 수 없는 만큼 SK가 수원을 선택할 경우 현대와 협의토록 주선하겠다"며 SK는 수원에 정착하고 현대는 서울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KBO 실무 관계자는 "지난 해 9월 이사회에서 신생팀이 새로운 연고지를선택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지만 기존 구단의 지역 이동에 대해선 언급이없었다"고 말한 뒤 "신생팀이 기존 구단의 연고지로 들어갈 경우 금전적인 보상을받아 각 구단에게 배분하는 것이 미국과 일본의 관례다"고 설명했다.

신생팀 SK가 창업주의 고향인 수원에 터를 잡을 지, 최대시장인 서울을 선택할지에 따라 프로야구 8개구단의 대이동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