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선 김치전문가
황미선 김치전문가가 '면역밥상' 클래스에서 전통 김치 레시피를 설명하고 있다. 2022.12.1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김치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음식입니다. 표준·계량화해 대한민국의 김치 전통을 바르게 잇고, 김치 학교를 만들어 후학을 양성하는 게 꿈입니다."

양평군 서종면에서 '면역밥상'을 운영하는 김치 전문가 황미선(61)씨는 "경기도 내에서 한국 3대 명품김치를 완벽히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며 '김치학교'를 설립해 전통 김치를 정형화해 맥을 잇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씨는 지난 2002년 유방암 3기·2005년 자궁경부암 초기 진단을 받아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병 치료로 지친 몸을 이끌고 그가 찾은 곳이 바로 양평군 서종면 산골이다. 이때부터 자연에서 나온 재료들로 음식을 요리해 먹었던 황씨는 건강을 회복했고 병을 고치는 것이 음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후 약용식물관리사·건강식이요법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 발효효소 과정을 수료하는 등 약용 음식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그는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레시피로 만들었다. 또 암 환자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면역밥상'을 운영하면서 본인과 같은 처지의 다른 환자·수강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황씨는 "아프고 난 후엔 음식을 사 먹지 않았다. 가장 먼저 자연식을 시작하면서 먹어야 할 것과 먹지 않아야 할 것들을 나눴다"며 "항암 치료할 때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유일하게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게 김치라서 암 환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연서 나온 요리로 항암 아픈 몸 회복
대통령상 등 각종 경연대회서 수상
"단짠 유행 우려" 전통 맛 비결 있어


산골에서 쌓은 그의 실력은 전국에서 인정을 받았다. 각종 김치 경연대회에 참가한 그는 제24·27회 광주세계김치대한민국 김치경연대회 장관상, 국제요리 경연대회 발효음식부문 대상, 제21회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며 대한민국의 김치 전문가로 우뚝 섰다.

'면역밥상' 주방에는 늘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목소리로 가득 찬다. 수강생들도 강의를 녹화하고 재료를 하나씩 직접 맛보며 열심히 건강한 밥상을 배우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황씨는 "우리나라의 전통 김치는 어떤 특별한 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는다. 개성 보쌈김치, 중부 해물반지, 남부 전라반지 모두 그렇다"며 "요즘 단짠(달고 짠 맛)이 유행하는데, 김치도 이 유행 때문에 설탕을 붓는 음식이 되어버려 우려스럽다. 그런 것 없어도 맛있는 신맛, 탄산, 감칠맛을 얼마든지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계에서 면역력을 위한 음식 중 김치를 따라올 게 없다"며 "잘못된 김치 역사를 바로잡고 김치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