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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거치면서 집은 단순한 거주 용도가 아닌 일상이 흐르는 공간이 됐다.

사람들은 그곳에 좋아하는 것을 더하고, 필요한 것들로 채우고, 머무는 시간이 행복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쏟게 됐다.

그렇게 집은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듯하다.

■ 집이라는 소중한 세계┃김희경·이지훈 지음. 안온북스 펴냄. 276쪽. 1만7천500원

아파트의 편리함 벗어나 '꿈에 그리던 집' 실현
'나다운 것들'로 채우며 수많은 선택의 연속 담아


집이라는 소중한 세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거기에 더해진 아늑하고 멋짐. 꿈에 그리던 집의 모습을 실현시킨 김희경, 이지훈 부부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모습을 담은 책 '집이라는 소중한 세계'가 출간됐다.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갖춰진 아파트를 벗어나 하나의 집을 오롯이 짓는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예산을 마련하는 일부터 시작해 집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며 헤쳐나가야 한다. 집을 짓기 위해서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다.

'호미네 계절집'의 이들 부부는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파악하고, 여기에 자연의 시간을 더했다. 이 집은 오래된 탁자, 빈티지 조명, 오래된 스피커 등 새롭고 멋진 것보다 나와 어울리는, 나다운 것들로 채워진 조화로운 집이다.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를 넘어 '집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 집이라는 모험┃신순화 지음. 북하우스 펴냄. 260쪽. 1만5천원

서울 근교서 전원생활하는 가족 '12년간의 일상'
많은 고민 있었지만 경험·추억 소중한 보물로 남아


집이라는 모험
파워블로거이자 에세이스트 신순화의 신작 에세이인 '집이라는 모험'은 서울 근교의 마당 있는 집에서 살게 된 가족의 12년간의 일상을 소개한 책이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자연 속의 삶은 어쩔 수 없이 고달픈 노동으로 이어지지만, 그것을 기꺼이 감수할 만한 일상은 모험이 됐고 힘들어도 지루할 틈이 없게 됐다.

세 아이와 함께 개, 고양이, 닭을 키우며 밭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불편함보다 혜택이 더 컸고, 오랫동안 저자가 바라왔던 생활이라는 커다란 성취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저자에게도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들이 어려 교육 문제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됐기에 망설임 없이 지금의 집으로 온 것. 아이들도 시골살이에 대한 생각이 각자 다르지만, 여러모로 이점이 많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재개발로 지금의 집 일대가 바뀔 것 같은 지금 즈음해서 저자는 다른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다. 화단은 좀 더 작게, 창고와 실내 수납장은 넉넉하게, 집은 평지에.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이 집에서의 경험과 추억은 가족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고.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