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윤_센터장_송경선_과장.jpg
유튜브 '우리동네신경외과'를 히트시킨 조성윤(왼쪽) 김포 뉴고려병원 뇌신경센터장과 송경선 과장.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처음엔 신경외과를 좀 알려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신경외과 뭐하는 곳인가요'라는 제목의 첫 콘텐츠를 생산한 지 1년여 만에 130개 넘는 영상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구독자는 5만2천명. 일반의 관심이 낮은 분야임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숫자였다. 최근 히트 영상 하나가 8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일으킨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신경외과' 이야기다.

채널의 주인공은 신경외과 전문의 조성윤(45) 김포 뉴고려병원 뇌신경센터장과 송경선(44) 과장이다. 의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대학 테니스서클도 함께 다녔고, 전공의도 똑같이 서울대병원에서 마쳤다. 지난 2015년 뉴고려병원으로 다시 모인 조 센터장과 송 과장은 고도의 숙련도를 요하는 뇌신경센터에서 7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들 생소해 하는 분야이지만 신경외과는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관계한다고 두 사람은 생각했다. 평상시 작은 습관이 신경계에 초래하는 영향을 현장에서 숱하게 목격했던 터였다.
신경외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 시작
드라마 장면 등 이슈 되는 지식 쉽게 전달해
1년여 만에 구독자 5만2천명 확보 '인기몰이'
조성윤 센터장은 "신경외과 중에서도 척추 쪽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은 많았는데 척추와 뇌를 같이 다루는 채널은 거의 없었다"며 "우리는 신경이 닿는 모든 곳을 다뤄보자는 의미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콘셉트로 잡고 채널을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조 센터장과 송 과장은 그때그때 이슈가 되는 의학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 신경외과 채송화 교수의 수술장면을 해설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리뷰하면서는 천재들의 뇌 MRI를 분석했다. 얼마 전에는 '소방서 옆 경찰서' 중 머리를 가격하는 범행장면을 보며 의학정보와 후속조치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흡연과 음주의 해악성이나 물의 중요성, 각종 영양제의 장단점, 마약이 뇌에 미치는 영향, 심폐소생술 등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배경지식을 토대로 흔할 법한 소재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메이저리거 김하성 선수의 샌디에이고 동료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도핑 적발 건을 신경외과적으로 다루는 콘텐츠도 만들었다.

2022120401000133700005082.jpg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를 리뷰하면서 뇌의학 지식을 해설하는 조성윤 센터장과 송경선 과장. /유튜브 '우리동네신경외과'

지금이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나 채널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위기도 있었다. 영상 촬영·편집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외주업체에 의뢰할 수밖에 없었는데, 구독자와 조회 수는 늘지 않고 한동안 제작비용이 계속 적자로 쌓였다. 영상 조회 수가 증가하면서는 예상치 못한 악플에도 시달려야 했다.

송경선 과장은 "곱지 않은 댓글이 달릴 때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며 "어느 날 아내가 '시간 들이고 돈 들여서 왜 그렇게 고생하느냐'고 말렸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영상 촬영·편집까지 외주업체 의뢰했다가
구독자·조회 늘지 않고 제작비 적자 위기도
'산부인과 스타' 홍혜리 원장, 채널명 협조
동료의사 응원·우정출연으로 '시너지' 효과
우리동네신경외과는 동료의사들의 응원으로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우리동네산부인과' 채널을 성공시키고 유사 채널명 사용에 흔쾌히 동의해준 홍혜리 원장은 조성윤 센터장과 송경선 과장의 대학 동문이자 역시 테니스클럽 멤버였는데 두 사람의 영상에 종종 우정출연해 힘을 보탠다.

홍혜리 원장과 대학 동문 또는 서울대병원 전공의 인연으로 얽힌 의사들은 현재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동네 유방이야기', '우리동네 난임전문의', '우리뒷동네 외과(항문외과)' 등의 채널을 운영하며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조성윤 센터장과 송경선 과장은 매주 화요일 저녁 6시에 꼭 메인 영상을 올린다. 이를 요약한 쇼츠 영상도 곁들인다. 요즘 이들의 주된 대화는 '다음에 뭐 찍지'다.

두 사람은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조회 수는 안 오르고 구독자가 정체됐는데 3개월 만에 갑자기 2만명이 늘었다. 틈나는 대로 열심히 답글도 달아드리면서 시청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채널이 되도록 운영해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