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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연륙교 조감도. /인천경제청
 

"청라대교, 하늘대교, 메타브릿지파크, 공항대교, 영종국제대교, 청라영종대교, 영종청라대교…."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제3연륙교'의 명칭을 무엇으로 결정할지를 두고 인천 중구 영종도 주민과 서구 청라지역 주민 간 논쟁이 뜨겁다.

이들은 서로 자신이 사는 지역명이 포함된 이름으로 제3연륙교 명칭을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구 청라주민은 이미 '영종'이라는 지역명이 붙은 영종대교가 있고, 제3연륙교가 청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청라대교로 명칭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청라는 돔구장, 의료타운, 로봇랜드, 국제금융단지 등 대규모 사업 추진이 예정된 만큼 제3연륙교 명칭을 청라대교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라시민연합 관계자는 "청라대교로 정해야 한다는 주민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청라가 아닌 다른 지역명을 붙이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제3연륙교가 청라대교로 명명되도록 주민들과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중구 주민은 영종도의 영종하늘도시를 떠올릴 수 있는 하늘대교나 제3연륙교의 상징적 의미를 나타낼 수 있는 제3의 명칭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구 주민은 연륙교가 섬 주민 이동을 목적으로 만드는 만큼, 다른 지역도 섬 명칭을 위주로 다리 이름을 정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는 "하늘대교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크지만, 영종국제대교, 공항대교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오는 만큼 내주부터 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며 "제3연륙교는 추후 관광지로도 활용되는 곳으로 특정 지역 명칭을 앞세워 주민 갈등을 만들기보다 영종, 청라를 떠나서 인천 전체를 나타내는 이름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돔구장·의료타운 등 지역명 필요"
의회 '명칭 지정 촉구 결의안' 통과 시켜

중구 "하늘 넣거나 제3의 명칭 찾아야"
의회, 국제도시 위상·상징성 반영 결의안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 기초단체 의회 간 대립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서구의회는 '제3연륙교 명칭 청라대교 지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제3연륙교에 지역명을 붙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중구의회는 오는 19일 '제3연륙교 명칭 영종국제도시의 위상 및 상징성 반영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제3연륙교는 길이 4.68㎞, 폭 30m 왕복 6차로로, 영종과 청라를 연결한다. 지난해 착공돼 2025년 개통이 목표다. 총 사업비 규모는 6천500억원이다. 인천과 영종도를 잇는 다리 중 유일하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제3연륙교 주탑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180m 높이의 해상 전망대가 설치된다. 집라인과 하늘 자전거 등 체험형 시설이 함께 들어서 관광 명소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 위치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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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명칭 논란
인천에는 육지와 영종을 잇는 연륙교로 영종대교(제1연륙교), 인천대교(제2연륙교)가 있다. 영종대교는 서구 경서동과 중구 운북동을 연결하는 총 길이 4.42㎞ 다리로, 2000년 11월 준공됐다. 인천대교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을 잇는데, 총 길이만 12.3㎞에 달한다. 지난 2009년 개통됐다.

이들 연륙교의 명칭 결정 과정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특히 제2연륙교 때는 현재 이름인 인천대교를 시작해 월미대교, 팔미대교, 제물포대교, 황해대교 등 다양하게 언급됐다. 지역 사회에서는 연륙교 명칭을 놓고 치열한 논의가 이뤄졌고, 지역성이 강조되면서 인천대교가 최종 명칭으로 결정됐다.

연륙교뿐만 아니라 지역 내 문화·체육시설, 공항, 철도 노선 등의 이름을 결정할 때도 명칭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06년에는 인천시가 부평구 지역에 시립 체육관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체육관 명칭을 인천 출신 레슬링 선수의 이름을 활용해 '장창선체육관'으로 결정하려고 하자, 체육관 인근 주민들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칭으로 정해져야 한다며 반발했다. 인천시는 주민과 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인천삼산월드체육관'으로 결정했다.

같은 해 인천국제공항 명칭을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바꾸려는 정치권 시도도 있었지만, 지역 시민단체가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2012년에는 인천 연수구가 수인선(수원~인천)명칭을 인수선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연수구는 인천이 수원보다 대도시라는 점에서 인수선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도 노선 명칭은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주요 시설물을 둘러싼 명칭 논쟁이 벌어지는 배경엔 지역 인지도·경쟁력이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시설물의 이름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명칭이 포함될 경우 지역의 신뢰성과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창수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는 "주요 시설물 명칭에 지역명이 포함돼 불리게 되면, 해당 지역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민 긍지, 자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슈엔스토리 제3연륙교 명칭 관련
제3연륙교는 영종과 청라를 연결하는 길이 4.68㎞의 왕복 6차로 다리다. 이 다리에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를 두고 영종과 청라 주민 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경제청은 개통을 한해 앞둔 2024년께 제3연륙교 명칭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은 제3연륙교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청라국제도시 남청라 IC인근.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제3연륙교 명칭, 대중성·목적성 부합해야"
제3연륙교의 경우, 인천국제공항으로 연결되는 도로이자 관광시설 조성도 예정된 만큼, 시민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제3연륙교 명칭은 대중성과 목적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최병길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시설물 명칭은 의미 부여에 치우치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시민에게 익숙하냐'를 주요하게 봐야 한다"며 "정보 전달 측면에서 누구나 명칭을 들었을 때 도로 위치, 목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항·철도노선 결정 과정서도 논쟁 발생
인천경제청 "최대한 많은 목소리 들을것"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제3연륙교 개통 시기에 맞춰 서구, 중구로부터 명칭 의견을 받아 필요한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제3연륙교 명칭은 인천시 지명위원회, 국가 지명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2024년에 지역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며 "제3연륙교 명칭을 정하는 시기에 맞춰 최대한 많은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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