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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삶과 인생과 운명이
파도처럼 밀려와 벅찼습니다
그 형태가 어떻든, 선택이 어떻든 간에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아름다워서
각자의 사랑까지 소중하고 응원해주고 싶단
깨달음을 준 작품입니다
(박혜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이들이 있고, 우리는 그렇게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간다. 그 속에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 미련, 또는 그 결과에 대한 궁금증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일'과 '사랑', 다른 선택지 두 개의 평행세계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감동과 여운을 전하는 뮤지컬 '이프덴'이 한국 초연 무대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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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프덴' 프레스콜 현장. /쇼노트 제공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토니상 석권한
브라이언 요키-톰 킷, 또 한번 '의기투합'
한국 초연에 정선아·박혜나·유리아 출연

'이프덴'은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석권한 브라이언 요키와 톰 킷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작품은 브로드웨이 진출로 각종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됐고, 넘버 또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주인공 엘리자베스 역에 파워풀한 가창력과 개성 있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 정선아, 박혜나, 유리아가 함께한다.


엘리자베스는 이혼 후 10년 만에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뉴욕으로 돌아온다. 뉴욕에 온 첫날,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사랑이 넘치는 이웃 케이트와 대학원 동창 루카스를 만나는데, 그들은 엘리자베스를 각각 '리즈'와 '베스'라는 애칭으로 부르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엘리자베스에게 다른 제안을 한다. 공원에서 기타 연주 듣기와 주거환경 개선 시위에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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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프덴' 프레스콜 현장. /쇼노트 제공

이혼후 새로운 삶을 위해 뉴욕 온 엘리자베스
이웃 케이트·동창 루카스 만나 생기는 이야기
극의 문 여는 넘버 '만약에' 10분 달하는 길이
선택 따라 '두 갈래 나누어진 인생' 잘 표현해

극의 문을 여는 넘버 '만약에(WHAT IF)'는 10분에 달하는 길이만큼 작품이 이어나갈 방향을 탄탄하게 잡아준다.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라 두 갈래로 나누어진 인생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어떠한 상태와 감정인지를 묘사하고, 배우들의 동선과 상황을 동일하게 맞췄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앞으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리즈'는 앰버(오렌지) 톤 조명으로, '베스'는 티파니 블루 톤 조명에 안경을 쓰고 등장한다. 유리아 배우는 "리즈와 베스가 다른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연기의 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자아를 가진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라 분위기와 대사, 주변 인물들이 바뀌는 것이 좀 더 명확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첫 무대를 가진 이프덴은 벌써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성종완 연출은 "소재적으로 동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비교적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실 것 같다"며 "한 인물의 평행 세계를 보여주는 부분도 장점이지만, 각각의 인물도 모두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대본과 음악이 탄탄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성 연출은 "음악의 구조가 꽉 짜여 있어 그 안에 많은 것을 흐트러짐 없이 무대 위에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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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프덴' 프레스콜 현장. /쇼노트 제공

성종완 연출 "무엇보다 대본과 음악이 탄탄"
평행 세계서 나타나는 새로운 인물들 등장
그 속의 갈등·시시각각 변하는 감정들 표현
배우들의 노래, 대사를 듣는 것 같은 느낌도

성 연출의 말처럼 이 작품은 음악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평행 세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 그 속의 갈등과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변화 등을 모두 담아내기 위해 곡은 복잡하고도 잘게 쪼개져 있다. 배우들이 노래하고 있지만, 대사를 듣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이다. 하늘에서 바라본 도시의 불빛, 마치 뉴욕에 와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주는 무대 영상과 디자인은 작품에 생동감을 더했다.

무엇보다 어떠한 삶을 선택하든 좋고 나쁨이 없음을, 수많은 이 순간들이 모여 나라는 하나의 존재가 됨을 작품은 이야기한다. 정선아 배우는 "엘리자베스 본인의 진정한 선택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나의 선택이 그릇됐던, 잘됐던 모두 나의 책임이고 내가 원해서 했던 선택이라는 것이 가장 공감된 부분"이라며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이입되고, 공감되고, 웃고 울고 해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