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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욱은 올해 전국체육대회 경기도대표선발전에서 탄탄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수비 부문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부천FC1995 제공

프로축구 K리그2 부천FC1995가 산하 유스 U-18(18세 이하)팀의 주장을 맡았던 중앙 수비수 남현욱을 프로 무대로 불러들였다. 부천은 잠재력이 큰 선수를 육성한다는 철학 아래, 매해 구단 연령별 유스팀을 거친 선수를 프로로 '콜업'하고 있다. 이번에는 남현욱이 U-18팀에서 유일하게 그 주인공이 됐다.

대한축구협회장배 팀 3위 올려놔
전국체전 도대표선발 우수 수비상


남현욱은 구단의 부름을 받고, 프로 선수들과 훈련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이 자리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15일 인터뷰에서 "게임 템포 자체도 차원이 다르고, 아직 훈련일 뿐이지만 형들 하나 하나에게서 배울 점이 참 많다"며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어색한 부분이 크지만, 프로에서 훈련하게 돼 영광이다. 구단에서 좋은 기회를 주신만큼 기대에 차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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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훈련 중인 부천FC1995의 남현욱. /부천FC1995 제공

용인 초당중 시절, 성남FC 유소년 구단의 눈에 들어 선수로서 본격적으로 발을 뗀 남현욱은 성남FC U-15팀을 거쳐 부천 U-18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동료들과 2020년 춘계 고교 축구 연맹전에서 팀의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합작했고, 올해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대회에선 주장을 맡아 팀을 3위에 올려놨다. 전국체전 경기도대표선발전에서 준우승하며 대표 자격을 아쉽게 놓쳤지만, 탄탄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우수 수비 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축구에서 중앙수비수에게 수비력 하나만 요구하는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골키퍼와 함께 공격의 시발점으로 상대 진영을 장악해가는 빌드업 능력도 갖춰야 하는 한편, 골 루트를 찾지 못할 땐 이따금 공격에 나서 골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야 한다. 남현욱도 그걸 안다. 고교 무대에서 누구와 맞붙어도 몸싸움에서 자신 있었고, 위기 상황에서도 쉬이 흔들리지 않는 게 강점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그는 "수비력은 기본이고,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발밑 기술 등 배워야 할 게 많다. (부천 수비수) 닐손주니어 선수가 상대 공격수보다 몇 수는 앞서 수비를 쉽게 하고, 골도 잘 넣는데 훈련에서 가르침을 많이 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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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1995 산하 유스 U-18팀의 주장으로 활약한 부천FC1995의 남현욱. /부천FC1995 제공

그를 지도한 박문기 부천FC U-18 감독은 프로에서 남현욱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박 감독은 "체격적인 면과 대인 방어능력이 기본적으로 뛰어난 데다, 인성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는 선수"라며 "프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빠른 적응인데, 당장 경기에 나서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잡아 보여줬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박 감독 말처럼, 남현욱이 내년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은 꿈같은 얘기에 가깝다. 남현욱은 한 경기 한 경기 차츰 기회를 얻어가면서, 부천FC 서포터즈 '헤르메스'에게 보다 많은 기쁨을 안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천FC는 팬들이 만든 구단이고, 그동안 관중으로 경기장을 찾았을 때 팬들의 열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들에게 많은 승리와 웃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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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1995 산하 유스 U-18팀의 주장으로 활약한 부천FC1995의 남현욱. /부천FC1995 제공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