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문화원 생활사 구술
이성일 구술자(오른쪽)가 이선정 기록가에게 김포 원도심의 옛 생활사를 증언하고 있다. /김포문화원 제공

"당시 사우동은 상수도가 연결돼 있지 않아 우물을 팠어요. 물이 잘 안 나오는 집에서 더 깊게 파면 물이 그쪽으로 쏠렸어요. 나중에 수도가 들어오긴 했는데 그때는 또 몇 시부터 몇 시까지만 물이 나오는 식으로 시간 제한이 있었지요."

김포 북변동에서 태어나 원도심에서 살아온 홍종숙(67)씨는 현재 김포시청사가 자리한 사우동 일대의 과거를 이같이 구술했다.

급격한 도시개발로 인해 흔적을 찾을 수 없던 김포 사우동·풍무동 원도심의 근대 생활사가 디지털 기록으로 남게 됐다. 김포문화원은 20일 오후 김포 장기도서관 대강당에서 '디지털생활사아카이빙 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김포시민이 기록하는 김포의 역사'란 슬로건이 붙은 이 사업은 사라져 가는 김포의 생활사 및 사회·경제·문화적 사건을 지역 주민인 구술자로부터 청취함으로써 사각지대에 있던 근대사 자료를 수집·보존할 목적으로 김포문화원과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공동 추진했다.

문화원, 아카이빙 사업 성과공유
22명 구술자 1350쪽 체계적 정리
지역문화 포털·유튜브채널 공개


앞서 김포문화원은 인천 검단지역의 행정구역이 김포군 검단면이던 시절에 태어나 풍무동과 검단신도시의 개발을 몸소 겪은 이순영(67)씨와 김포 고촌 출신으로 옛 김포농업고등학교 교사를 지낸 이성일(83)씨 등 김포 원도심의 변화를 생생히 목격한 주민들을 수소문해 찾았다.

또 구술자들을 대면 취재할 인력 8명을 선발한 뒤 이들에게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을 진행, 생활사 기록전문가로 양성했다.

기록가들은 지난 7월부터 총 22명의 구술자를 2회씩 면담하며 면담일지·녹취록·영상물 등 자료를 생산했다. 구술자들은 자신들의 기억을 최대한 끌어내 증언했고, 기록가들은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끝에 1천350쪽의 방대한 성과를 냈다.

이날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김중휘 기록가는 "주민들의 소중한 기억을 아름답게 담아드리고 싶었다"고 했고, 권태일 김포문화원 사무국장은 "김포시 사우동과 풍무동은 불과 30년 전 모습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변화했다"며 "사우동 풍무동 원도심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사 아카이빙을 통해 김포시의 발전 과정과 주민들의 삶이 변화해 가는 광경을 기록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문화원 측은 이 자료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포털 사이트와 김포문화원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