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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2022년은 다사다난했다. 중앙과 지방 권력이 대부분 바뀌었고 경제는 바람 잘 날 없이 요동쳤다. 사회 곳곳에서도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내내 혼란스러웠다.

격동의 시기, 변화에 대한 기대만큼 불안과 한숨도 컸던 2022년을 뒤로 하고 2023년이 밝았다. 내내 불던 폭풍이 잦아들고 평온과 안정 속 새로운 희망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분야와 공간을 막론하고 높아지고 있다.

경인일보는 새해 각 분야 전망과 함께 더 나은 경기도·인천시를 위한 과제 등을 두루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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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 말하는 정치권, 개혁은 정치부터

지난 2022년은 선거의 해였다. 5년에 한 번 치르는 대선과 4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가 불과 세 달 여의 격차를 두고 진행됐다. 선거를 통해 대통령은 물론 수많은 지방권력이 탄생했다. 저마다 다짐한 약속은 많았지만, 아직 민심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정치권은 항상 개혁을 외친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노동개혁 등 사회 다양한 분야에 개혁을 요구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개혁은 미루거나 게으름을 핀다.

2023년은 정치개혁을 하기에 좋은 해다. 큰 선거가 없어 정치권이 각자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공론의 장을 열 수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한 해 넘어 2024년 치러질 총선을 겨냥해 이미 개혁을 요구하는 활동을 시작한 상태다.

시민사회 연대체인 '정치개혁공동행동'의 경우 지난해 정치개혁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이들은 20대 국회가 온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후퇴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한 데 더해 거대 양당이 비례 의석을 더 받아내고자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개혁 취지가 한층 더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21대 총선에선 거대 양당 체제가 공고해지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률간 불비례성이 더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공직선거법 개정, 선거제도 비례성 개선, 정당설립요건 완화, 결선투표제 도입, 지방의회 선거제도 개혁 논의 등이 담긴 '10대 정치개혁 과제'를 제안했다.
20대 국회, 거대 양당 '위성정당'… 개혁취지 퇴색돼
경실련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개혁 과제로
공천과정 투명화·수도에 중앙당 두는 정당법 개정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비슷한 시기, 2024년 제22대 총선까지 이뤄내야 할 5대 정치개혁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경실련이 선정한 개혁 과제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득표율에 비례한 국고보조금 배분, 공천기준 강화 및 심사과정 공개, 국회의원 불로소득 금지, 지역정당 설립요건 완화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도 대신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거대 양당에 유리한 구조로 지급되고 있는 국고보조금을 득표율 및 정당 의석수에 비례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공천 배제 기준을 당규에 명시하는 등 공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대업 등 국회의원이 임기 중 불로소득을 취득하는 것을 원천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밖에 수도에 중앙당을 두도록 하는 정당법을 개정해 지방정치를 활성화하고 지역이 정당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고도 짚었다.

이중 시민사회단체가 공통적으로 개혁을 요구한 과제중 하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2019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의 핵심으로, 국회 전체 의석을 300석(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고정하되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역구 의석수와 정당 득표율에 연동하는 준연동형(50%)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수정당에 대한 사표(死票) 심리로 거대 양당의 몸집만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면 대안으로 제시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총 의석수는 정당득표율로 정해지고, 지역구에서 몇 명이 당선됐느냐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거대정당에만 표가 몰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개혁 요구에 대한 수용 여부는 결국 국회가 한다. 개혁안을 국회 정개특위 등에서 얼마만큼 반영하고 논의할 지가 관건이다.

■ 자치분권, 이제 말이 아닌 실천 할 때


획일적인 행정으로는 수요자인 국민을 만족시킬 수 없다. 지역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는 맞춤형 정책과 행정이 있어야만 국민의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지방자치, 자치분권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전부개정지방자치법 시행으로 광역·기초의회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인사권 독립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으나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자치분권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행정안전부는 자치분권 로드맵을 통해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목표라고 명시했지만, 여전히 지방을 통제하려 할 뿐 권한을 이양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구체적인 최근의 예가 특례시 인사와 관련한 예다. 수원·고양·용인 등 특례시가 부구청장 수준의 직제를 신설하거나 추진 중이지만, 아무런 결재 권한이 없는 것. 행안부도 "고려해보겠다"는 답만 할 뿐 구체적 해결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작년 지방자치법 개정에도 '자치분권' 시민체감 부족
행안부·기재부, 권한 이양 소극적·예산 통제권 막강
획일적 기준 '수도권 역차별'… 지방정부 다양화 필요

지방정부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기획재정부가 경제정책과 재무 기능을 동시에 행사하는 권력을 쥔 것도 문제다.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각 분야 사업 예산을 통제하며 각 지자체에 교부금을 소위 '내려주는' 체계여서 지방정부 입장에서 목 빠지게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정부의 획일화된 통제에 따른 부작용은 지역에선 현실이다. 수도권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가평·연천군과 인천 강화·옹진군은 특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단지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이다. 이들 지역도 인구가 줄고 재정이 어려워 특별지원이 필요한데 중앙정부의 획일적 기준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

미국처럼 주 정부 중심으로 다양화된 지방정부 형태 변화도 필요하다.

지난해 말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다양한 지방정부 형태, 자치분권 도약의 첫걸음' 보고서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지방정부는 사회·경제적 여건, 인구 규모, 재정 상황 등에 관계 없이 기관대립형이라는 하나의 정부형태(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천편일률적인 정부형태는 지방정부를 통제 및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행정편의주의에 따른 것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 효과적인 정부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정부 구조를 깨고 다양한 지방정부 형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방정부는 지역민과 가장 가까이 있고, 지역민의 일상생활을 공유한다. 문화·주택·상하수도·복지·교육·쓰레기 문제 등 지역민의 실생활이 곧 지방자치이자, 자치분권이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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