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 전경(사진설명수정)
서울시와 경계인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 전경. 김포물류단지에는 전통의 유통기업과 성공한 스타트업, 세계적인 제약·IT·패션 분야 기업 등의 물류기지가 다수 입주해 있다.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 제공

2019년 4월. 이역만리 페루의 정책실무자들이 김포 고촌에 나타났다.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국내에 머물던 이들은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 관계자들로부터 물류단지 조성경험을 배우고 돌아갔다.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유명기업 물류기지가 집약된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는 국토교통부가 인정하는 유일한 물류기업 협의체였다.

이 때문에 아시아개발은행과 미얀마 철도청 등 수많은 시찰단이 우리 정부의 안내로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이하 김포물류단지)를 찾았다. 시찰단은 고촌에서 물류가 어떻게 뻗어 나가는지 눈에 담고, 서울 바로 옆 도심에 초대형 물류단지를 구축한 배경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국내 최초·유일의 물류단지입주기업 협의체
2014년 초에 출범한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가 이제 곧 10년차 새해를 시작한다. 협의회는 국내 최초로 결성된 물류단지입주기업 협의체로 200여 개 기업에 약 1만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다.

경인항 김포터미널 인근에 자리한 김포물류단지에는 이마트·롯데·GS리테일 등 전통의 유통기업과 마켓컬리·정육각 등 성공한 스타트업,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놀랄 만한 세계적인 제약·IT·패션 분야 기업의 물류기지가 다수 입주해 있다. 혈액분리기 등 의료기기 제조기업과 명품 신발 국제유통 스타트업, 전국 아울렛매장 중 매출 수위를 다투는 프리미엄아웃렛도 있다.

협의회는 그중에서도 김포물류단지가 수도권 의학 분야의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이 크다.
국내 첫 결성 200여 기업 1만명 종사
수술용품·백신 등 의학 허브 자부심

협의회 관계자는 "종합병원들은 수술용품을 주로 그날 소화할 정도만 보유하고 있는데, 갑자기 수술용품을 필요로 하거나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김포물류단지에서 보관하고 있던 물량을 30분 안에 24시간 긴급 배송한다"며 "김포물류단지는 서울의 모든 종합병원에 한 시간 안에 도달하는 유일한 물류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촌각을 다투는 백신 수송도 김포물류단지에서 이뤄져 국가 보건에 크게 기여했다"며 "김포물류단지를 지나다니다 보면 얼핏 창고만 있나 싶지만, 단지 내 임직원이 의학 분야뿐 아니라 국가의 많은 중차대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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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방문한 페루 시찰단.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 제공

김포물류단지는 지역사회에 소리 없이 기여하고 있다. 지방세와 부가세(국가 환급분) 등 막대한 세수는 기본이고 종사자 인구 유입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마다 고촌지역 및 김포복지재단에 후원금도 낸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대다수 기업이 서울 쪽에서 이전하면서 근로자들이 자녀 학교문제 등으로 아예 김포로 이사한 사례가 매우 많고 채용할 때도 김포시민을 우대하고 있다"며 "종사자들의 김포 상권 활성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공익활동 우선시… "지역사회 상생 도모할 것"

협의회는 출범 이래 사익보다 공익활동을 우선시해왔다. 출범 초기 단지 일대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김포시 간 인수인계 갈등으로 청소 등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어수선했다.

곳곳에 기본적인 도시기반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국제물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입주했는데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이는 협의회가 결성된 이유이기도 했다.

협의회는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듭하며 하나하나 난제를 풀어갔다. 대중교통이 전혀 없던 이곳에 마을버스 노선이 놓이게 하고, 비포장이었던 아라대교 하부 진입로의 확·포장을 이끌어 냈다. 세관(통관)과 식약처 분소(검역) 등 수출입물류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스스로 노력해 만들고, 버스정류장도 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설치했다.

003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 국무총리상 수상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열린 물류의날 기념 '한국물류대상'에서 국내 물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 제공

가장 주목할 만한 활동은 종사자들의 건전하고 건강한 근로여건을 위한 활동이었다. 2016년 단지 내에 화상경마장 건립 움직임이 일자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 중단시키고, 김포지역에 하나밖에 없던 고용노동부 근로자건강센터 분소도 유치했다.

 

경인아라뱃길의 활용을 논할 때도 협의회가 앞장섰다.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수차례 포럼을 개최하는 등 아라뱃길 활성화와 물류유통사업의 방향성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단지 내 호텔이 코로나19 격리숙소로 활용될 때 협의테이블에 앉기도 했다.

마을버스·도로 등 난제 스스로 해결
고용부 근로자건강센터 분소 유치
물류창고 의무보험 가입 법안 발의도

협의회는 요즘 '물류창고 의무보험 가입'에 집중하고 있다. 학교·호텔·아파트·공장 등 많은 사람이 고용돼 있거나 상주하는 건물은 의무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불과 10여 년 전부터 생겨 난 대형물류창고는 이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최태은 협의회장은 "창고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니까 보험 가입이 거부되거나 보험료가 굉장히 상승하는 등의 고충이 있었다"며 "우리도 많은 사람이 상주하고 있어 의무보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한 끝에 김주영 국회의원실에서 법안이 발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1만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사회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주길 바란다"며 "협의회는 앞으로도 어떤 사안이든 합리적인 해결을 추구하면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은 회장

 

[인터뷰] 최태은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장

최태은(사진) 경인항 김포물류유통단지협의회 회장은 김포시 고촌읍 주민이다. 김포에서 수출입물류사업을 시작한지 꼭 10년이 된 그는 고촌에서 기업활동하는 게 만족스럽다고 했다.

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 회장은 "거의 모든 회원사가 여기 입주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김포물류단지는 물류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일단 수도권이고, 올림픽대로·강변북로·수도권순환고속도로를 바로 탈 수 있으며, 공항도 가까운 교통요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교통요지' 입지 최적
유통관광단지로 진화 부푼 꿈
최 회장은 김포물류단지가 위치한 경인아라뱃길의 미래와 관련해 "아라뱃길은 끝에서 끝까지 규제에 묶여 있다. 주운(운하) 기능을 못 함에도 국가항으로 설정돼 다른 레저를 추진할 수가 없다"고 지적하며,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어 "이곳은 중국·일본 관광객을 바로 데려올 수 있는 입지이고 숙박과 쇼핑, 요트계류장과 유람선선착장 등 천혜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유통관광단지로 진화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도쿄 오다이바 해변공원을 보면 대관람차 같은 아이템 하나로 관광객을 유입시킨다. 마침 김포에도 아라뱃길과 백마도를 잇는 관광인프라 추진 소식이 전해져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태은 회장은 끝으로 "지난 9년간 협의회장을 맡으면서 회원사 공통으로 원하는 일만 효율적으로 추진한 것 같아 보람이 크다"며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고 들어와 이견 한 번 없이 적극 힘을 보태준 회원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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