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눈에 덮인 겨울 산사의 오솔길에는 작은 돌부처들이 줄지어 앉아 있습니다. 소복하게 눈 쌓인 동그란 어깨와 무릎 사이로, 빨간 산딸기 열매가 덩굴손을 꽉 쥐고 슬쩍 올라앉아 있기도 합니다. 끝없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오래된 삼나무 냄새와 낡은 전각을 감싸고 있는 지붕, 숲을 머금은 채 묵직하게 머무는 이끼의 흔적, 그 사이 어딘가에서 세상은 길의 끝자락을 쥐고 고요히 멈춰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한 수많은 것들을 떠올립니다. 침묵으로 가라앉은 시간을 따라 총총히 흩어진 것들,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을 외롭고 고요한 그들 사이에 여전히 내가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경인일보와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시의 문을 열고 기꺼이 그 길로 이끌어 주신 최금진 선생님께 가장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시와 함께 모든 것의 경계를 넘어 꾸준히 걸어가겠습니다. 더불어 함께 하는 시와몽상 문우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변함없는 자리에서 기다려주며 지지하고 응원해 준 중재씨와 우리 고양이들, 가슴 깊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