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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시장은 인터뷰 직전 홍삼 스틱 하나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취임 직전 인수위 당시엔 특별히 챙겨 먹는 영양제가 없다고 했던 그였으나, 6개월 만에 수액 주사까지 맞는 상황이 됐다. 시쳇말로 현타(?)가 왔다.

이 시장은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최근에 수액 주사를 맞았는데 사실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그래도 용인시민들이 믿고 뽑아주셨으니 일로 또 성과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지금의 힘듦은 당연히 감당해야 할 행복한 고단함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6개월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국책사업과 궤를 같이하는 반도체 산업을 뿌리내리기 위해, 교통·환경·교육 등 관내 산적한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또 인구 110만 특례시의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이 시장은 집무실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시장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는 자신이 가진 인맥과 네트워크라는 가장 강한 무기를 활용, 중앙정부와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 차에서 먹는 도시락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이 시장은 "취임 전부터 대통령실을 찾았고 이후에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교육부,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들을 틈날 때마다 만났다"며 "목적은 하나, 용인을 도와달라는 것이다. 때론 강경하게 때론 읍소하면서 앞으로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테스트베드 구축·소부장 유치 등 생태계 조성 목표
'지하철 3호선 연장' 화성시 동참 새로운 국면 맞아
특례시·대도시 시장들 목소리 정부에 내도록 역할


민선 8기 용인시를 대표하는 역점사업은 단연 반도체다. 이 시장은 자신의 핵심공약인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기흥의 플랫폼시티와 원삼의 반도체클러스터를 잇는 'ㄴ자형' 반도체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이에 따른 테스트베드 구축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 반도체 고교 설립 등을 뒷받침해 견고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 시장은 "용인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이끌 전략적 요충지"라며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신성장전략국'의 주도 아래 반도체 분야 육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적극성은 앞서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 추진 건에서도 드러났다. 용인과 수원, 성남시가 수년째 차량기지 확보 문제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 시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자 사업에 다시금 속도가 붙었다. 현재는 화성시까지 동참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시장은 "답이 없으면 답을 빨리 도출하면 되고, 답이 나왔으면 빨리 진행하면 된다"며 "공직자들에게도 어떤 문제든 쌓아놓고 방치하지 말라는 주문을 늘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시장은 용인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전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로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꼽았다. /용인시 제공

이 시장은 4개 특례시 단체장으로 구성된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에서 대표회장으로 뽑힌 데 이어, 인구 50만 이상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회장까지 맡았다. 그야말로 일복이 터졌다.

이 시장은 "과거 정치부 기자, 국회의원 경험 등으로 정계 곳곳에 인맥이 두터운데, 이런 부분 때문에 믿고 감투를 주신 것 같다"며 "앞으로도 특례시와 대도시 시장들이 중앙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이 시장은 '100점'이라고 답했다.

이 시장은 "6개월은 평가를 받기엔 다소 짧은 시간이지만 시장으로서의 다짐과 마음가짐에 대해선 스스로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민선 8기 용인시의 시정 비전이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다. 진정한 용인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시정 전반의 모든 분야에서 질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