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전임 단장이) 좋은 성과를 내주셨다. 그런 부분은 저 역시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제가 앞으로 준비할 부분은 '현재'보다 '미래'다."
2일 수원시체육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대 수원FC 단장 취임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순호 신임 단장은 전임 김호곤 단장의 업적을 이어가면서도 구단의 '미래'에 방점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김호곤 전임 수원FC단장은 최순호 단장이 넘어서야 할 산이다. 김호곤 단장 시절 수원FC는 2021시즌 K리그1에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순위인 5위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이에 팬들은 지난해 김 단장의 재계약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수원FC는 단장 교체 건으로 잠시 진통을 겪었다. 이 부분에 대해 최순호 단장은 과거 김 단장의 성과는 이어가면서 자신만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전임 단장 '업적' 간과하지 않아
이재준 시장 "더 많은 지원" 약속
그가 구상하는 수원FC의 미래에는 인프라도 포함됐다. 수원FC는 아직 구단 클럽하우스를 보유하지 못했고 오래된 수원종합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로 축구 구단의 클럽하우스는 선수들의 훈련과 숙식이 동시에 이뤄지는 장소로 성남FC도 최근 클럽하우스 운영을 시작했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은 대부분 클럽하우스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인프라 부분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포항 스틸러스에 코치로 일할 때 지금의 포항 클럽하우스를 제가 구상해서 지었고 강원FC 감독 시절에도 클럽하우스를 설계하는데 참여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단장은 "제가 있는 동안 다른 건 몰라도 수원FC의 클럽하우스는 지을 것 같다"며 "클럽하우스에서 이뤄지는 선수들의 편리한 생활은 곧 경기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꼭 있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최 단장과 같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도 수원FC에 더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 이 시장은 "훈련소 같은 것들은 단장과 잘 상의해서 좋은 방향을 찾을 것"이라며 "다른 시민구단에 비해 지원이 결코 뒤지진 않는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많은 후원 기업들을 유치해서 수원FC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1980년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1980년부터 1991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에서 30골을 넣은 최 단장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 A조 조별예선 이탈리아전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트린 장면은 축구팬들에게 강렬하게 남아있다.
선수에서 은퇴한 후 포항 스틸러스, 현대미포조선, 강원FC 감독을 역임하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 최 단장은 FC서울 미래기획단 단장,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포항 스틸러스 기술이사 등을 역임하며 축구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수원FC위민 여자축구 선도 도움
또 이날 최 단장은 수원FC에서 운영하는 여자 축구단인 수원FC위민의 발전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자 축구는 제게 관심의 대상이었다"며 "앞으로 수원FC위민이 여자 축구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여자 선수들이 수원FC위민으로 오고 싶어 하도록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단장 취임식에는 수원FC와 수원FC위민 선수단, 구단주 이재준 수원시장, 김병두 수원FC 이사장, 박광국 수원시체육회장, 조문경 수원시의회 문화체육교육위원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