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회장
어울림사회봉사회 한원식 회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내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나눔과 봉사하는 삶을 살 것입니다."

비영리민간단체 어울림사회봉사회 한원식 회장은 끊임없는 나눔과 봉사활동으로 지역에서는 '날개 없는 천사'로 통한다. 19년 넘게 홀몸노인과 영세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IMF 한파가 몰아치던 겨울 뇌경색(중풍)으로 쓰러졌었다.

한 회장은 "30대 젊은 나이이기에 약한 마음을 가질수록 가슴 한편에서는 온전하게 걷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이 세상에 다시 서서 걸어 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다시 걷게 되면 평생을 아프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이런 다짐을 가슴에 새기며 병원을 찾았고, 재활치료를 받으며 극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365일 땀을 비 오듯 쏟으며 치료에 전념한 결과 뇌 병변 오른쪽 편마비(중증)로 오른손과 다리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됐다.

이후 2003년 10월 홀몸노인과 영세 장애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부천 중동 덕유마을 1단지 운동장 주변에 천막과 컨테이너를 설치해 무료급식소 운영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이면 100명에게 무료급식(도시락)을, 주말에는 점심을 제공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 경제적 여건도 좋지 않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아간다는 생각에 늘 행복했다고 한다.

홀몸노인·영세 장애인에 식사 제공
IMF때 중풍으로 오른손·다리 마비
"몸 불편하지만 평생 나눔·봉사할것"


2019년 무료급식소(임시 건물) 폐쇄 통보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쳤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급식소를 이전해 어울림사회봉사회 회원들과 함께 도시락 지원을 이어갔다. 어울림사회봉사회는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저소득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관, 봉사단체 등과 협력을 통해 공동체적인 사회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 회장은 "19년 넘게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서 힘들 때도 잦았다. 하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면서 "이 세상에서 나누는 기쁨보다 더 큰 행복과 의미는 없는 것 같다. 평범하지 않았기에 나태할 수 없었고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열망 때문에 나눔과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육신의 장애가 삶의 현장에서 장애가 되지 않는 그런 세상을 향한 작은 실천이 곧 장애를 온전히 극복할 것이라 여기며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며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내 의식이 살아있는 한 최선을 다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며 살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이웃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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