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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도로에 식재된 나무들은 미세먼지 절감뿐 아니라 대기순환 유도 역할도 한다. /경인일보 DB

'평택 곳곳에 나무를 심는다'.

환경 정화를 위해 나무를 식재하는 방법은 예전 또는 지금이나 고전적이긴 해도 나무 1그루당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소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등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나무가 미세먼지에 강하지만 평택에는 산림비율이 적은 게 현실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안고 사는 평택은 시대적, 지리적 숙명에 놓였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평택의 도시 숲'은 이미 시작됐다.

'바람길 숲'은 도시 숲 사업 중 가장 대표적이다. 하천변이나 도로 유휴지 공간에 나무를 식재해 미세먼지 흡수는 물론 대기 순환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대기가 순환하면 도시 외곽의 맑은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고, 도시 내부의 오염된 공기는 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시의 고질병인 열섬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

이 사업은 2019년에 시작해 2021년 12월에 마무리됐다. 국도 1호선, 38번국도, 통복천, 안성천, 진위천 등에 나무가 식재됐다. 길이만 80㎞, 면적은 20㏊에 달한다.

바람길 숲에 이어 미세먼지를 현장에서 잡아내는 '차단 숲'도 조성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 도가 높은 산업단지 주변으로 나무를 식재, 오염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다.

차단 숲으로 주거 지역은 미세먼지의 유입이 적어지고 산업단지는 주변에 녹지가 많아져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차단 숲 사업은 올해까지 총 5곳에서 진행됐다. 2019년에는 포승산업단지(2㏊)에서, 2020년에는 추팔산업단지(1.3㏊)와 포승 2 산업단지(2㏊)에서 추진됐다.

2021년에는 평택 일반산업단지(2㏊)에서, 지난해에는 청북어연한산 일반산업단지에 차단 숲(2㏊)이 조성됐다. 올해에도 이 같은 사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서해안 녹지 벨트' 조성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동부의 공업지역은 평택에 환경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서쪽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나 공해물질을 차단키 위해 서해안 녹지벨트가 조성되고 있다. 대상 지역은 항만 배후단지로 2020년~2025년까지 이어지는 사업이다.

지난해 말 5.5㏊ 면적에 나무가 식재됐고 오는 2025년까지는 총 11.2㏊ 면적에 나무가 심어질 예정이다. 이처럼 평택은 대한민국 도시 숲을 대표하고 있다.

도시 숲 사업은 평택에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정책에 따라 도시 숲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해안 벨트 지역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나무를 심고 있다.

다만 평택처럼 그 성과가 빠른 시간 안에 드러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평택시 도시 숲은 2022년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녹색 도시 우수사례 공모전에선 '전국 도시 숲 최우수상'을, 특히 전국 최초로 '모범 도시 숲 인증'까지 받기도 했다. 이를 배우려는 지자체들의 평택 방문도 늘고 있다.

대상지를 분양해 주면 직접 나무를 심는 '시민참여 도시 숲' 정책 시행도 전체 사업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2019~2022년까지 총 20개 단체가 참여해 5만3천 주의 나무를 식재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