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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를 한 참가자들이 부천시 마스코트 부천핸썹(가운데)과 함께 2022년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린 한국만화박물관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부천시가 올해 시 승격 50주년을 맞는다. '소사읍'으로 불리던 부천시는 1973년 7월1일 시로 승격하며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부천시'가 되기 이전에도 이 땅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만, 인구 80만명 규모의 수도권 서부 주요 도시로 성장한 배경에는 지난 50년간의 피와 땀, 눈물이 있다.

소사는 1930년대 이후부터 1970년대 도시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국내 최대 복숭아 산지였다. 소사 복숭아는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 고성의 감과 함께 국내 4대 과일 명산지로 인정받았다.

소사의 명물이었던 복숭아는 지금의 시 곳곳에 그 흔적이 녹아있다. 시의 애칭인 '복사골'은 '복숭아 마을'이라는 뜻이다. 시의 상징물도 복숭아(시의 과일), 복숭아나무(시의 나무), 복숭아꽃(시의 꽃) 등 복숭아와 관련돼 있다.

1. 과거 소사읍 일대 모습
과거 소사읍 일대 모습. /부천시 제공

소사가 부천으로 탈바꿈하면서 땅의 면모도 점차 변화했다. 도시화가 이뤄지고, 사람들이 들어찼다. 1989년 노태우 정부의 개발계획에 따라서 중동 신도시, 상동지구가 개발되면서 시에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시는 도로·도서관·공원과 같은 주민 편의를 위한 기반 시설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했다. 자연스레 인구 밀도는 높아지면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좁아져 갔다. 여기에 수도권 규제에 묶이며, 기업 유치와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때부터 시는 베드타운 이미지가 짙어졌다. 하지만 부천은 오래전부터 기업과 산업의 요람이었고, 지금도 경제의 심장 박동이 계속해서 뛰고 있는 곳이다. 부천에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자리하고 있고, 앞으로도 들어설 예정이다.

1970년대 도시화 前 복숭아 명산지
중동·상동지구 개발에 인구밀도 UP
삼성, 한국반도체 인수로 경제 박동
美 온세미컨덕터 1조4천억 투자키로


3. 개발이 이뤄지던 상동지구 전경
개발이 이뤄지던 부천시 상동지구 전경. /부천시 제공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국내 반도체 사업은 1974년 당시 부천에 있던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온 사회를 엄습하던 1990년대 후반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금 확보를 위해 미국 전력반도체 회사 페어차일드에 부천사업장을 팔았고, 삼성전자 부천사업장을 이어받은 페어차일드는 온세미컨덕터로 넘어갔다.

온세미컨덕터는 부천 온세미코리아에 오는 2025년까지 1조4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부천 공장라인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생산량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온세미컨덕터는 현재 세계 2위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부천을 감싼 수도권 규제로 인해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천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있고,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 법률에 따라 공장 신설 등에 규제를 받고 있다. 온세미코리아의 공장 증설 계획이 규제에 막혀 좌초될 수도 있었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공장 증설 승인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시 적극행정위원회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고, 적극행정위로부터 공장 증설이 가능하다는 의견 제시를 받아 공장 증설을 승인했다.

시는 이에 멈추지 않고, 온세미컨덕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기차·인공지능(AI)·5세대 통신 기업을 유치해 새로운 경제 도약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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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부천시에 위치한 온세미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분야 공장라인 증설 기념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3기 대장신도시에는 SK그룹 핵심 계열사 7개 기업이 약 9만9천173㎡ 부지에 집적화하는 사업이 이뤄진다.

시는 올해 초 SK그룹과 산하 7개사의 연구개발 인력을 대장 신도시에 모으는 'SK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 및 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기술개발 부문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시 5대 특화산업(금형·로봇·조명·패키징·세라믹)을 전략 육성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경제·산업 역량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대장 신도시, SK 계열사 7곳 집적화
市, 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 업무협약
'지역사회 통합돌봄' 취약층 챙기기
BIFAN 등 4대 국제축제 성장 청사진


시는 경제·산업·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같은 취약계층 챙기기에도 강점이 있는 도시이다.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인 만큼 자칫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돌보는 데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자신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을 말한다.

시는 주거, 보건·의료, 요양·돌봄, 민·관 서비스 등을 지역사회 통합돌봄 4대 핵심 분야로 내걸고, 수요자 관점에 맞춘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재생, 사물인터넷(IoT)·로봇·스마트 돌봄, 도시농업, 사회적 경제 등 다른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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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부천마루광장에서 열린 제7회 부천세계비보이대회 폐막식 무대에서 댄서가 춤을 추고 있다. /부천시 제공

시가 걸어온 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문화'이다. 1990년대부터 땀 흘려 문화부문을 가꿨다. 2017년 유네스코(UNESCO)로부터 동아시아 최초로 문학창의도시로, 2019년 정부로부터 국가지정 문화도시로 각각 선정되는 등 결실도 보았다.

시는 지금껏 꽃피운 문화특별시의 위상도 더욱 공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 부천국제애니매이션페스티벌(BIAF) 등 '부천 4대 국제문화축제'를 토대로 문화·관광·지역경제를 한 데 아울러 하나의 산업으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모든 문화콘텐츠의 근원인 지식재산(IP) 산업을 부천의 미래먹거리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한편 시는 시 승격 50주년 슬로건으로 '부천 50년의 두드림, 미래 100년의 큰 열림'을 내걸었다. 이 슬로건은 지난 50년간의 힘찬 두드림으로 시민과 함께 밝은 미래 100년을 열고자 하는 의지와 비전을 담고 있다.

조용익 시장은 "50년 전 복숭아 마을로 불리던 부천이 지금은 다채로운 배경을 지닌 사람·문화·기업이 뿌리내려 지역사회를 이끄는 새로운 도시로 변모했다"며 "이 같은 부천의 역동성을 되살려 주거·산업·환경·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부천의 미래 10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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