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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을 찾은 이상일 용인시장이 법인 관계자로부터 운영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3.1.9 /용인시 제공

이상일 용인시장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일 미국 해외출장 길에 올라 9일간의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 14일 귀국했다. CES가 열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해 세계적 반도체의 중심 텍사스주 오스틴을 거쳐 자매도시인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발견된 용인의 미래는 결국 '반도체'였다.
혁신의 미래를 그린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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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미국 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참석한 이상일 용인시장(오른쪽)이 현장에 마련된 관내 기업 전시관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2023.1.7 /용인시 제공

더 많은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 아끼지 않겠다
용인시는 현지시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현장에 '용인시 공동관' 부스를 마련,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함께하는 무대에서 자사 제품의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기본적인 공간 확보 외에 통역 인력까지 제공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한 결과는 82건(3천157만 달러 규모)의 상담으로 이어졌고 47건(562만 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까지 앞두게 됐다.

관내에선 속도 측정 센서를 활용한 야구 투구 연습 도구 '자이로스피드'를 출시한 '마고',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어르신 돌봄 서비스 'AI 순이'를 선보인 '디엔엑스', 친환경 다회용기 전용 식기세척기를 만든 '더그리트', 전기자동차용 리튬 배터리팩 등을 개발한 '엠피에스코리아' 등 4개 기업이 참여했다.

7일 CES 용인시 공동관 부스를 찾은 이 시장은 "용인 관내 훌륭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CES 무대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내놓고 많은 관심을 끈 건 매우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격려하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용인시, 현장에 공동관 부스 마련
'통역 인력' 제공하며 전폭적 지원
3157만달러 규모 82건 상담 성과
562만달러 규모 47건 계약 체결도

이에 양기일 엠피에스코리아 대표는 "중소기업은 여러 현실적 어려움이 많고, 특히 마케팅이나 수출 등의 경우 예산이나 인력 운용에서 대기업과는 큰 격차가 있다"며 "이번 CES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용인시에 너무나 감사하고 앞으로도 시에서 해외전시회 참가를 비롯해 해외 바이어 정보 제공, 마케팅 등을 지원해 준다면 중소기업들에겐 큰 기회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4월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를 비롯해 8월 라스베이거스 소비재전과 중남미시장개척단 등 관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도 이 시장은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과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등 반도체 관련 대기업 고위 관계자들을 연이어 접촉하며 용인시와의 협력 관계를 다지는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만나 관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필수 선결 과제인 교통 인프라 확충을 거듭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반도체 도시의 미래를 그린 '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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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시장(왼쪽)은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오스틴시청에서 커크 왓슨 시장을 만나 향후 양 도시간 경제 교류를 다짐했다. 2023.1.9 /용인시 제공

반도체 산업 관련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지원책 등
용인에 접목할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시장의 다음 행선지는 실리콘밸리의 아성을 뛰어넘어 '실리콘힐스'로 급부상한 세계적 반도체 도시 오스틴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인텔, 델 테크놀로지스 등 세계 초일류 ICT 기업들이 자리 잡은 이곳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도시다.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용인시는 세계적 반도체 도시인 오스틴과 자매결연 등의 방식을 통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향후 두 도시 간 교류를 위한 사전답사 차원의 성격이었다. 이 시장은 9일 오스틴 시청을 찾아 커크 왓슨(Kirk Watson) 시장과 회동, 향후 반도체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다짐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 관련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지원책 등 용인에 접목할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오스틴에 왔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향후 경제·산업뿐 아니라 문화·예술·체육·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도시가 교류를 통해 함께 발전하는 관계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커크 왓슨 시장은 "대한민국 반도체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가 용인에 이뤄지고 있고, 용인의 발전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며 "용인과 오스틴이 유대 관계를 잘 형성해 나갔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실리콘밸리 아성 뛰어넘은 '실리콘힐스'
세계적 반도체 도시로 급부상한 '오스틴'
커크 왓슨 시장 만나 '교류 협력' 다짐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 공장 둘러보기도

이 시장은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 현장도 방문했다. 250만㎡ 규모에 반도체 제조 공장 2개동을 가동 중인 이곳에서 이 시장은 구본영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장 등 관계자들을 만나 함께 공장을 둘러봤다.

다음 날인 10일 오스틴 인근 테일러로 이동한 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500만㎡ 규모로 짓고 있는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현장도 살펴보며 반도체 산업의 육성 의지를 다졌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 반도체의 선도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이곳 반도체 팹 공사 현장을 직접 보니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테일러에서 다시 차로 1시간 남짓 이동해 카일에 도착, 반도체 케미컬 기업 ENF테크놀로지 공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이 회사는 용인 공세동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다.

이 시장은 이승호 현지 법인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대한민국 반도체가 세계 선두를 유지하려면 우수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많이 나와줘야 한다"며 "용인시는 반도체 산업과 소부장 기업 육성을 목표로 신성장전략국을 새로 출범한 만큼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교류·협력의 미래를 그린 '풀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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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시장(왼쪽)은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프레드 정 풀러턴시장과 함께 풀러턴시청사 앞 자매결연 기념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양 도시 간 우호 협력을 약속했다. 2023.1.11 /용인시 제공

앞으로도 용인과 풀러턴이 보다
활발하게 교류하고 협력하면 좋겠다

이 시장은 1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남동쪽에 위치한 자매도시 풀러턴을 찾아 한국계 프레드 정(Fred Jung) 시장을 만났다. 두 도시는 지난 2004년 자매결연을 맺은 뒤로 20년 가까이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이번 일정은 앞서 지난해 9월 프레드 정 시장이 용인을 찾은 데 이은 답방 성격의 방문이었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용인과 풀러턴이 보다 활발하게 교류하고 협력하면 좋겠다"고 했으며, 이에 프레드 정 시장도 흔쾌히 "그렇게 해나가자"고 답했다. 두 도시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풀러턴캠퍼스에 태권도학과 설치를 공동 추진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후 이 시장은 힐크레스트 공원으로 이동, 과거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3만6천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참배했다. 이 곳에는 오렌지카운티 더그 채피(Doug Chaffee) 청장도 동행했다. 더그 채피 청장은 "풀러턴 시장을 지낸 만큼 두 도시의 깊은 관계를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깊은 협력 관계를 맺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20년 가까이 우호협력 관계의 '풀러턴' 찾아
캘리포니아주립대에 태권도학과 설치 논의
북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 회장 등 간담회
리버사이드 '안창호 동상 방문' 마지막 일정

이튿날인 12일 이 시장은 마지막 일정으로 북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 앤드류 W 그렉슨(Andrew W Gregson) 회장 등 현지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용인과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 간 교류·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는 풀러턴을 비롯해 인근의 부에나파크, 라 팔마, 스탠톤 등 4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이다.


이 시장은 "용인에는 반도체를 비롯해 많은 첨단산업 기업들과 다양한 분야의 제조 기업들도 있다"며 "용인 상공회의소와 북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가 향후 교류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인 관내 대학에서 배출되는 우수한 졸업생들에게 북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 소속 기업들이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 등이 검토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후 마지막 일정으로 풀러턴 동쪽 리버사이드를 방문,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을 찾았다. 도산 선생은 1902년 고국을 떠나 리버사이드 오렌지농장에서 일하며 최초의 한인촌인 파차파 캠프를 세웠고 한인 노동자들에게 독립 정신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가르쳤다. 이에 리버사이드 도산기념사업회는 지난 2001년 리버사이드시청 근처에 도산 선생의 동상을 세웠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