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새자드 김포 의용소방대원
김포에서 유일한 '외국인 의용소방대원'인 칸 새자드씨가 소화기를 들고 작동교육을 시연하고 있다. 2023.1.16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공장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발견하는 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노동자들입니다.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에서 나고 자란 칸 새자드(37)씨는 김포에서 유일한 '외국인 의용소방대원'이다. 그는 올해 외국인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재난 예방·대응교육 강사로 나선다. 연중 월 2회씩 산업현장을 순회할 예정인데, 얼마 전 첫 강의를 마치고 소방 관계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도요타대학교 자동차도장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한국땅을 처음 밟은 새자드씨는 김포 양촌읍 소재 산업용기계 제조기업 (주)에스아이엠에서 10년 넘게 굴삭기와 지게차 등의 도장을 담당하고 도장팀장까지 지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해 어여쁜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최근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새자드씨는 파키스탄어와 한국어를 기본으로 영어, 힌디어, 네팔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한다. 
외국인노동자 재난예방·대응교육 나서
한국어·영어·힌디어 등 5개 국어 구사
범죄 수사·코로나 전수검사 통역 지원
이러한 재능을 발판으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김포시청의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가족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같은 기간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파키스탄어 통역을 봉사했다. 김포경찰서 외사계와 인천 국제범죄수사대에서도 통역을 지원 중이고,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방역당국이 외국인 노동자를 전수검사할 때 통역을 도왔다.

새자드씨가 소방과 연을 맺은 건 2020년 5월 김포소방서 양촌남성의용소방대에 입대하면서부터다. 불이 난 현장에서 지원업무를 해보며 예방과 초동조치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다.

새자드씨는 유창한 한국말로 "불을 처음 발견하는 게 대부분 외국인인데 신고방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소화기 사용에도 미숙하다"며 "이런 걸 미리 알려주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강의내용을 묻자 그는 "손가락 절단사고를 가정할 때 구급차를 기다리면서 뭘 해야 할지, 예를 들어 절단 부위에 약품을 묻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든지 절단된 손가락은 거즈에 감싸고 부상당한 손은 심장보다 높이 올려야 한다든지 등의 요령을 설명해준다"고 한 토막을 소개했다.

새자드씨는 의용소방대원으로 야간순찰, 방역, 공익캠페인, 노후주택 보수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을 하고 있다. 김포뿐만 아니라 재한 파키스탄교민회에서 복지후생파트 관리자를 맡아 변고를 겪게 된 동포들을 돕고 있다.

가족과 함께 계속 한국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새자드씨는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어디든 달려가서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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