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규정에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도 외국인선수의 활동을 묵인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는 해태 타이거스의 케이시 미첼(31)은 지난 2년동안 메이저리그의 40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뛸 수 없다는 KBO의 외국인 선수고용 규정에 저촉돼 국내 프로리그에는 등록될 수 없는 부정선수로 12일 확인됐다.

그러나 KBO는 미국프로야구 커미셔너 사무국에 의뢰한 신분조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고도 8개 구단 사장들의 양해를 얻었다는 이유로 규정을 어기고 선수등록을 승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8년부터 시행된 외국인선수 제도는 구단간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전년도 및 전전년도 메이저리그에서 구단별 40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뽑을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해태는 미첼이 지난 98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40명 엔트리에 포함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달 KBO에 선수 등록을 문의했으나 여의치 않자 5월31일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골프장 간담회에서 각 구단 사장들을 설득해 선수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KBO 실무진은 "미첼이 규정에 어긋나는 선수는 틀림없지만 사장들이 양해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지난 해 자유계약선수 제도를 시행하기도 전에 3차례나 뜯어 고쳐 선수협의회의 발족을 야기시켰던 KBO 이사회는 또 한번 원칙도 없는 주먹구구식 의사결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