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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인천은 관문도시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하거나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사람은 한 해 수천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항공화물의 99%가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항은 국내 주요 컨테이너 항만이다. 올해부터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크루즈와 카페리 등이 본격적으로 운항한다.

코로나19로 꽉 막혀 있던 하늘길과 바닷길이 올해부터 점차 뚫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문도시로서 인천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이들이 다짐과 포부를 가지고 한 해를 시작한다.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의 공항과 항만이라는 관문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각각 일하는 자리와 역할은 다르지만 '국경의 최전선'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일한다는 점은 한결같았다.

신년특집  / 한국 관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 인천본부세관 한혜원 주무관 "총기·마약류 차단, 막중한 책임감"

올해 여객 5천만명에 이를 전망
면세 한도 초과는 자진 신고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인천본부세관 한혜원 주무관(29·사진)은 "마약류 등 위해 물품을 차단하는 데 힘을 쓰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항여행자통관검사5관에서 일하는 한 주무관은 여객들의 세관신고서를 접수하고, 위험 물품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최근 마약류 반입이 늘어나고 있어 세관에서도 마약류를 차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마약류가 종류도 많아지고, 반입 방법도 다양해졌다. 올해는 이와 관련한 공부도 꾸준히 하려고 한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21년 5월부터 이 업무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이 가장 적을 때다. 2021년 인천공항 전체 여객은 320만명 수준이다. 올해는 5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처음 근무했을 때보다 확실히 여객이 많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을 다녀올 때 공항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정복을 입은 세관 직원이 좋아 보였고, 이런 것이 계기가 돼 결국 세관에서 일하게 됐다고 했다. 한 주무관은 "국가에 유입되는 총기류나 마약류 등 유해물품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다만 다양한 연령·성별·국적을 가진 여객을 대면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을 반입한 것이 의심될 때 휴대품을 검사하는데, 이때 항의하는 분들이 많다"며 "자주 발생하진 않지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신혼여행이 많아지면서 휴대품 검사 횟수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부터 자진 신고 시 감면되는 관세 금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됐고, 관세 신고도 모바일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 주무관은 "자진 신고나 모바일 신고는 여객들도 불안함 없이 편하게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고, 세관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신년특집  / 한국 관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 인천항만공사 김영국 여객사업부장 "크루즈 입항 기점, 관광 활성화 기대"

3년 만에 열리는 뱃길 점검 집중
인천 장점 극대화 프로그램 홍보


"올해를 기점으로 인천항 크루즈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영국(사진) 인천항만공사 여객사업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는 3월 처음 입항하는 크루즈를 맞이할 준비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고 했다.

크루즈는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 척도 인천항에서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크루즈 입항이 금지된 탓이다. 다행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정부가 지난해 말 크루즈 입항을 허용했고, 올해 12척의 크루즈가 인천항을 찾을 예정이다.

김 부장은 "크루즈 선사들이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인천항을 포함해 여러 항만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 첫 크루즈 입항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 8개월 만에 맞는 크루즈인 만큼 인천시, 세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검역소 등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객들이 이용할 크루즈 터미널에 대한 시설 점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는 4월 7일에는 2척의 크루즈가 동시에 인천항에 기항할 예정이다. 크루즈 입항에 맞춰 3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인천항 크루즈전용터미널도 개방할 예정이다. 김 부장은 "지속해 크루즈 선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추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장은 크루즈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천지역 관광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즈가 기항해 머무는 시간은 12~24시간 정도다. 짧은 시간 내에 인천의 관광콘텐츠를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인천을 다시 찾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했다.

그는 "인천은 서울과 가까워 크루즈 여객 중 일부는 서울에서 관광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여객들이 원하는 관광요소는 역사, 자연경관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인천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부장은 "인천항은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개발하고 있으며, 해양 관광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올해 크루즈 입항을 기점으로 인천항을 기반으로 한 해양관광 산업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신년특집  / 한국 관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 인천공항운영서비스 허지희 파트장 "활기찬 공항, 기분도 덩달아 좋아져"

대한민국 첫인상 오래 남도록
많은 정보 알려드리도록 노력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세계 각국에서 온 여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식당이나 약국, 화장실 위치를 묻는 것부터 시작해 수하물이나 휴대품을 분실하면 안내데스크에 신고하기도 한다. 인천공항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공항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한다.

2010년부터 인천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 허지희(37·사진) 파트장은 최근 공항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을 더욱 느낀다고 했다.

허 파트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이 줄어들면서 응대하는 일이 적어져 편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항상 여객들로 가득 찬 공항을 보다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도 한 공항의 모습이 길어지면서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여객이 많아지면서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허 파트장은 13년을 인천공항에서 일했다. 일하는 기간에 한 신혼여행객의 분실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가방을 잃어버린 여객이 있어서 관련 부서 등에 연락했고, 결국 가방을 찾게 됐다"며 "고마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대한민국의 첫인상'으로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며 일한다고 했다.

허 센터장은 "여객이 많아지면서 신규 직원 채용도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는 후배 직원들 교육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해결할 수 없다고 해도 바로 다른 곳을 안내하기보다는 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서 등에 연락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드리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더 기분 좋은 여행의 시작', '더 편한 여행의 마무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새해 관문 인터뷰1

■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김진열 부장 "안전 또 안전… 365일 무탈했으면"

방심하면 다칠 수 있어 늘 조심
'100만TEU 컨' 하역 올해 목표


"컨테이너를 내리는 작업은 언제나 안전이 첫째입니다. 올해도 현장에서 모두 안전하게 작업하길 소망합니다."

김진열(사진)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주) 운영팀 부장은 인천 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17일 찾은 인천 신항은 영하의 날씨 속에도 컨테이너를 옮기기 위해 이동하는 트럭들이 하역 현장을 분주히 이동하고 있었다.

인터뷰 동안 세심하게 답변을 하던 김 부장의 눈은 컨테이너 하역 현장에 고정돼 있었다. 그는 "컨테이너 자체가 철판으로 이뤄져 있어 조금만 방심해도 작업하는 직원들이 크게 다칠 수 있다"며 "언제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현장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곳에 컨테이너를 싣고 들어오는 선박은 1주일에 25척 정도다. 각국에서 수입된 물품과 원자재 등이 담긴 컨테이너를 배에서 항구로 옮긴 뒤, 빈 컨테이너를 다시 배에 옮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1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날도 중국에서 온 선박에 실린 1천9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김 부장은 "1시간에 35TEU 정도의 컨테이너를 옮기는데, 트럭의 동선이나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내려놓는 순서가 엉킬 경우 이를 풀어주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20년째 하역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김 부장은 하역 작업을 마친 선박이 무사히 출항할 때 항상 뿌듯하다고 했다. 특히 날씨가 추워 도로가 얼어 있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기에 언제나 무사히 작업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매일 작업에 들어가기 전 안전교육을 해도 반복된 작업이 이뤄지다 보면 방심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 보호구 착용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항상 신경 쓰며 현장을 감독한다"고 말했다.

올해 김 부장의 소망은 두 가지다. 365일 내내 무탈하게 작업이 진행되길 바라는 것과 100만TEU의 컨테이너 하역 실적이다.

김 부장은 "지난해 하역 실적이 97만TEU에 머물러 아쉽게도 100만TEU를 채우지 못했는데, 올해도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전망이 들려와 조금 걱정되긴 한다"며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다치지 않고 현장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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