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은 서울시와 경기도(고양시)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전쟁과 도시팽창 등으로 일부 훼손됐지만 1970년대부터 복원을 통해 점차 본 모습을 회복했고, 전체 길이 35.3㎞ 중 88.4%(31.2㎞)가 남아있다.

애초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사업은 서울(한양도성)과 경기(북한산성)에서 각각 따로 추진해 왔는데, 한양도성은 2012년 잠정목록 등재 이후 그 지위를 유지해왔고 북한산성은 지난 2018년 처음 잠정목록 심의에서 부결됐다.

이후 문화재청의 권고에 따라 북한산성과 한양도성 그리고 탕춘대성까지 하나로 묶어 18세기에 완성된 조선 수도 방어 성곽의 가치를 강조하기로 했고, 세 지자체가 공동 등재를 위해 나섰다.

그 결과 2년 만에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북한산성의 경우 한 번에 두 단계의 심의를 뛰어넘는 흔치 않은 결과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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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연결한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돼 세계유산 등재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사진은 5일 오후 북한산 용암봉 인근에서 바라본 북한산성의 모습. 2023.2.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북한산성·한양도성·탕춘대성 묶어
경기도·고양시·서울시 '공동 성과'

노현균 경기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팀장은 "성곽은 우리나라에만 2천200여 개가 있고, 문화재로 지정된 것만 520여 개에 달한다. 북한산성과 한양도성을 각각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만큼 특별하다고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성곽에 애민(愛民)의 내용이 들어가고,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며 시너지가 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청유산은 문화재청과 서울시, 고양시가 보존·관리를 위해 법 제도와 관리체계를 구축해 보호하고 있다. 또 서울시, 경기도, 고양시가 TF 팀을 꾸려서 등재에 필요한 각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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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연결한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돼 세계유산 등재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사진은 5일 오후 북한산 용암봉 인근에서 바라본 북한산성의 모습. 2023.2.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제 첫 관문을 넘은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바쁘다.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등재신청후보, 등재신청대상 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청유산이 최종 대상에 오르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1년간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현장실사 등 여러 평가를 거치게 되며, 이후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를 통해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후속연구뿐 아니라 학술회의와 홍보, 꾸준한 모니터링과 유적 정비 등이 필요한데, 등재를 위한 관리계획 수립과 체계적인 보존관리, 협력체계 구축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 간의 긴밀한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업무협약(MOU)과 같은 행정적 뒷받침도 수반돼야 한다.

후속연구·관리계획·보존관리 물론
적극적 의지표현·추진력 홍보 중요
이번 우선등재목록 선정 때 세계유산분과위원회에서 명시한 '해당 지자체의 등재추진에의 강한 의지와 역량(서울-경기도 간 협력체 구성 및 공동연구, 집필 연구진의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견에서도 알 수 있듯 적극적인 의지표현과 추진력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노 팀장은 "해외에도 우리나라의 성곽과 산성에 대한 홍보를 하며 지지 선언을 많이 끌어내려고 한다"며 "인지도가 높아지면 세계유산 등재에 가까워지는 만큼 홍보작업에 힘쓰는 동시에 등재신청서 등도 꼼꼼하게 보완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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