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힘들게 와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도움만 받는 것이 고맙고, 어떻게든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해바라기씨유, 대두유 등 식용유지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 (주)글로브의 정남(49) 대표이사는 탈북민이다. 평양 출신으로 1997년 9월 23살에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2005년 연세대(법학과)를 졸업해 국회의원 보좌관(탈북민 담당)으로 활동하면서 2014년 탈북민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기 '한성무역 사건'을 맡게 됐다.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것이 해바라기씨유 사업이다.
23살에 탈북 국회의원 보좌관 역임
여주 관내 어려운 이웃에 식용유
이북 음식 나눔·직원 복리 후생도
지난해 8월 용인시에서 여주시 점동면 원부리로 사무실과 공장을 이전한 정 대표는 공장 이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량 부족에 경영이 힘들지만, 주위 분들의 많은 도움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난해 12월 탈북민들의 제2 고향인 '하나원 친정집 나들이 행사'에 가정용 식용유 1천 세트와 올해 1월 설날을 앞두고 원부리 주민과 여주 관내 탈북민, 한부모 가족에게도 식용유 세트를 전달했다.
그는 "제가 여유가 있을 때 돕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로 학교급식이 중단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힘들고 없을 때 도와야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봉사는 용인에서도 익히 알려졌다. 후원금과 물품 지원은 물론, 매달 홀몸 어르신들에게 '평안도 쑥떡', '함경도 순대', 이북식 반찬 등을 직접 만들어 나누는 '음식 나눔'과 임직원들이 급여의 1%를 모아 탈북민 어르신들에게 김장철 명태김치와 가자미식해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직접 만든 반찬과 이북식 음식을 드렸을 때 감사하며 눈물 흘리던 모습에 감동했다"며 "나 혼자서 하기에는 힘들지만 여럿이 힘을 합쳐 봉사하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거기에 힘을 얻어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아직 경제적 여유도 없어 더 많은 봉사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앞으로 사업목표를 확대해 지역민과 탈북민,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 등 일자리 창출과 기숙사와 체력 단련장 신축, 장학금 지원 등 직원 복리후생 제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글로브의 2015년 초기 생산량은 연 20t이었지만 최근 OEM방식을 통해 1일 50t으로 늘었다. 지난해 탈북미혼모·장애인가족협의회 및 탈북여성단체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생산 제품을 원가로 공급해 판매 수익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