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동부초등학교 핸드볼부의 시즌 초반 기세가 만만찮다. 지난 11일 끝난 시즌 첫 전국대회 '제1회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 초등핸드볼대회' 남자부에서 우승하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내용 또한 압도적이었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천안서초를 25-5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결승전 전남 무안초를 상대하면서까지 전국구 팀들을 대회에서 만나 모두 10점 이상의 점수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협회장배 석권 저력
특정 선수 의존 아닌 고른 활약
여중 강팀 상대 연습경기 매진
김용진 하남 동부초 핸드볼부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올 시즌 첫 대회이자 초대 협회장배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동부초가 시즌 첫 대회에서 압도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을 "졸업한 선수들이 적고, 작년에 뛰었던 5학년 선수들이 고스란히 주축이 돼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실제 김 감독의 말대로 동부초는 전력 공백을 최소화한 채 지난해보다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전체 팀원 13명 중 8명이 6학년 선수인데,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이들인 만큼 '하나의 팀'으로서 화력을 폭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주축 6학년 선수 가운데 5명이 'U-12(12세 이하)' 국가대표일 정도로 올 시즌 팀 기량이 어느 시즌보다 좋고, 바로 첫 대회로 그 결과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한 팀이 아니어서 경기마다 기복이 적다는 점도 시즌 전망을 밝히는 대목이다.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핸드볼 종목의 형편상, 핵심 선수 몇몇에 의해 팀 성적이 좌우될 수 있는데 동부초의 경우 그럴 위험이 적다.
이번 협회장기 대회에서도 최다 골을 넣으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박지호를 비롯해, 김재준·김민준 등 동부초에서는 초등부 정상급 실력을 가진 선수가 여럿이다. 이들 중 하나가 부상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워도, 충분히 다른 선수로 대체해 큰 어려움 없이 대회를 치를 수 있단 얘기다.
이런 강력한 선수 진용에도 김 감독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기 위해, 서울 정신여중·휘경여중 등 여중 핸드볼 강팀들을 찾아 연습 경기를 잡는 것도 그런 차원의 노력이다. 실전에서 선수들이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 실험을 해나가는 것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경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동부초는 올 시즌 종별선수권, 전국소년체육대회, 태백산기대회 등 굵직한 전국대회를 차례로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이 팀의 8년 차 감독으로서, 여태껏 전국대회 시즌 전관왕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올 시즌에 꼭 이 목표를 이루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