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수·난방도 안 되는데 뭘 점검하나요?
결혼 7년 차 직장인 김모(38)씨는 다음달 용인시 역북동의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며 입주일만 손꼽아 기다려왔고 오는 주말 사전점검을 앞두고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아직 수도와 가스가 연결돼 있지 않아 이번 사전점검에서 이 부분에 대한 점검은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누수나 난방문제는 아예 확인조차 불가능하다는 건데, 이럴 거면 사전점검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전점검이 요식행위도 아니고 준비가 덜 됐으면 일정을 늦춰서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용인 역북동 내달 입주 다가왔지만
연결안된 상태 누수·난방 확인불가

명지대역 인근에 들어서는 1천872세대 규모의 서희스타힐스포레스트가 오는 3월 말 입주에 앞서 17~19일 3일간 사전점검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수도·가스 공급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사 측이 사전점검을 강행하자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16일 용인시와 시행사 용인역북지역주택조합, 시공사 서희건설 등에 따르면 오는 23~24일께나 현장 내 도시가스 연결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서 상수도 연결은 마쳤지만 난방이 되지 않아 동파 우려를 이유로 현재로선 개별세대 급수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이번 사전점검에서 수압 체크, 누수, 배수를 비롯한 난방, 온수 등 중대 하자와 관련해선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은 정확한 점검을 위해 시공사 측에 일정 연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이번 사전점검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입주예정자 A씨는 "사전점검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가스·수도 공급이 안 된다고 통보해 놓고도 사전점검은 억지로 진행한다고 하는 건 입주자들을 완전히 기만하는 행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공사 강행 연기 요청해도 '묵살'
예비주민들 "기만적 행태" 반발

시는 이에 지난 15일 급수·난방도 입주 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재수립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공사에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누수나 가스 부분은 점검 기준에도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점검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가스 공급 이후 사전점검을 다시 진행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3월 말 입주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런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며 "입주자들의 걱정이 없도록 책임지고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