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무료 택시 호출앱이 출시된 이래로 승객들은 더는 전화 콜이나 길거리 배차를 하염없이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앱 하나로 어디든 택시를 부를 수 있는 편리함에 힘입어 승객들의 택시 이용 양식은 빠르게 바뀌어 갔다. 특히 선두주자 카카오T는 현재 업계 추산 전체 호출량의 90%가량, 하루 평균 300만여건의 호출을 받는 '공룡' 플랫폼으로 성장해 시장을 장악했다.
무료로 시작한 서비스에 점차 다양한 유료 옵션이 생기면서 이용 여건 차이가 발생하자 불공정 논란이 제기됐다. 영향력을 경계한 지자체들은 일찌감치 같은 기능의 '공공' 서비스를 내놓으며 견제하기 시작했다.
도내에는 고양(2015년)을 시작으로 용인(2016년), 김포(2019년), 구리(2019년), 수원(2021년) 등 5곳이 자체 택시 호출앱을 출시했다. 경기도도 자체 운영 앱은 아니지만 2021년부터 도내 택시조합과 협력해 '리본택시'를 대체 서비스로 관리해 왔다.
가입률 64%比 수원 14% 등 차이 커
출시한 지 수년씩 흘렀지만 승객들의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지자체의 인구수 대비 가입자 비율을 따졌을 때 도는 2%(22만5천여명), 수원 14.2%(16만9천143명), 용인 27%(29만514명), 김포 13.5%(6만5천530명), 구리 3.6%(6천800명)로 나타났다. 고양시는 이용률 저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8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T의 누적 가입자수가 전국 인구수 대비 64%(3천300만여명)수준인데다 수도권 이용객이 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도내 공공 호출앱의 가입률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공공 호출앱은 기능적으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는 카카오T의 배차 성공률(승객이 호출했을 때 배차가 성사되는 확률)을 60~70% 수준으로 보는데, 도내 공공 호출앱들은 대부분 30~40%(수원 41.9%·김포 41%·구리 39%·용인 3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경기도 리본택시의 배차 성공률은 비공개였다. 존재 자체도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정작 이용한들 택시가 잘 잡히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 표 참조
이렇듯 승객에게 외면받게 된 공공 호출앱은 최근 들어 기사들도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T 가맹에 비해 인센티브 등 혜택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는 심야 호출료 인상 방침으로 가입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T에 최대 5천원의 호출료를 붙이고 이중 80~90%는 기사 수익으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같은 콜이 들어와도 카카오T를 선호하게 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자체 역시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싶어도 함부로 세금을 들여 경쟁하기 껄끄러운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사분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혜택을 확대하고 싶지만 세금을 들여 과도하게 개입했다가 부작용이 일어날 걱정을 안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혜택 밀려도 세금 쓰다 부작용 걱정
결국 민간 부문에 세금을 들여 후발 주자로 참여했지만 저조한 실적이 반복되면서 예산을 섣불리 확대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도는 앞서 리본택시가 아닌 자체 공공 호출앱 개발에 착수했지만 자체 추산 구축비용이 200억원에 달하는 등 예산 제약으로 무산됐다.
관계자는 "민간 호출앱은 기업의 논리에 따라 자체적으로 기사들을 관리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지만 공공부문에서 자영업자들인 택시업계와 함께 그런 체계를 만들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택시 호출을 포함한 공공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구시는 공공 배달앱 '대구로'에 택시 호출과 지역화폐 결제 기능을 추가해 올 초부터 통합 운영했는데, 두 달 동안 택시차량 8천여대가 가입해 올해 목표치의 2배를 달성하고 누적 호출은 16만여건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도가 출시한 '똑타'도 이러한 통합플랫폼을 지향하지만 교통서비스만을 통합하는데 그쳐 확장성이 우려되며 각 시에서 운영 중인 앱과 중복되는 점도 여전한 과제다. 공공 호출앱을 운영하는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각 시군이 택시업계와 협력하는 형태도 다르고, 지역에 따라 운행 유형도 다른데 제대로 통합 운영이 될지 아직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사진/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