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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옛 뱃길을 오가는 전기유람선은 애초 편도 21km의 운항으로 계획됐지만 수심 문제로 인해 편도 13km 운항으로 변경됐다. 안산천하구에서 반달섬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 /안산시 제공

안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국내 최초 순수 전기유람선이 우려대로 반쪽짜리 운항에 그치면서 선착장(안산천 하구) 조성에 들인 15억원 넘는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안산시에 따르면 전기유람선은 반달섬 선착장에서 시화호 방조제 안쪽 옛 방아머리선착장까지 편도 13㎞로 오는 4월 취항 예정이다. → 지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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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제공

애초 안산천 하구에서 출발해 반달섬을 거쳐 옛 방아머리선착장까지 이어지는 편도 21㎞ 운항으로 추진된 계획에서 대폭 줄었다. 안산천 하구 선착장의 운항은 복원된 시화호 옛 뱃길의 수심이 배가 운항할 수 있을 정도로 일정하지 않아 제외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계획을 세웠던 시기부터 우려(2022년 8월 5일자 6면 보도=안산 순수 친환경 전기유람선, '안전성 검증 암초'를 만났다)됐던 사안으로, 결국 무리한 추진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의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선착장 조성에 15억원 넘게 투입
안산천하구 제외 21㎞→13㎞ 축소
4월 취항… 市 관광 구상에만 그쳐

안산천 하구 선착장은 약 16억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시는 안산천 하구 선착장을 조성한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해 다른 목적과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 머릿속 구상에만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관광객 유치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그동안 시는 도심과 대부도를 오갈 전기 유람선이라고 홍보해 왔는데 반달섬 선착장은 도심과는 꽤 거리가 있다.

또 반달섬은 생활형숙박시설 건설이 즐비하고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라 운항이 시작되는 오는 4월에도 공사로 인한 혼잡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예산 낭비라기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기 때문에 시화호 옛 뱃길과 연계해서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화호 옛 뱃길은 환경오염을 극복하고 되살아난 시화호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국비 10억원 등 70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국내 최초 순수 전기 유람선이 운항하며 13㎞ 구간의 편도 소요 시간은 40분가량이다. 운행요금은 조례에 따라 8세 미만 아동 1만원·성인 2만원으로 정했고 안산시민은 50% 할인된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