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로만 휴업이지 사실상 문 닫은 거죠. 손 놓고 있는 한화리조트 때문에 주변 상권도 죽을 맛입니다.
23일 양평 한화리조트 앞. 예년 같았으면 방학 시기라 가족단위 이용객으로 붐볐겠지만, 이날 찾은 리조트 입구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어 출입조차 불가능했고 주변은 썰렁하기만 했다.
1988년 개장한 양평 한화리조트는 400개 객실과 16개의 중·대형 세미나실 및 야외 수영장, 눈썰매장 등의 부대시설로 구성된 23만4천㎡의 종합휴양 숙박업소로 양평은 물론 경기동부권역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여름이면 수영장, 겨울이면 눈썰매장을 찾는 이용객으로 북적이는 등 연간 3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로 이름을 떨쳤다.
작년 2월 임시휴장 후 후반기 휴업
안전도 정밀검사 후 회원권도 환불
상인들 "손님 95%나 감소 날벼락"
폐업 위기감 속… 郡, 대책 골머리

하지만 1년 전인 지난해 2월25일 리조트 측은 갑작스럽게 '안전상의 문제로 임시 휴장한다'고 안내했고,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세부 콘크리트 강도 문제와 철근 부식이 확인되자 '더 이상 이용이 어려워졌다'며 후반기부터 운영을 중단하고 회원권도 환불 조치했다.
리조트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고 이후 리모델링 등 재개 움직임도 이어지지 않으면서, 리조트 주변에 형성됐던 상권들이 무너지고 있다. 리조트 근처 식당들은 꽤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은 듯 닫혀 있었고 인근에 짓다가 만 건물들도 여럿이다.

리조트 앞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씨는 "1년 전만 하더라도 리조트 이용객들이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동네 사람 몇 명만 이용한다"며 "손님이 95%나 줄었으니 우리로선 날벼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공사가 중지된 건물과 관련해 "카페 장사하려고 지난해 짓던 건물이었는데 한화가 문을 닫아 운영은 커녕 간판도 못 달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이나 주민들이 리조트가 휴업을 넘어 폐업을 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역상권이 타격을 입자, 양평군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화 측에서 리조트에 대해 당장 계획이 없다고 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언제 다시 영업할지 모르는 상황이니 주민들로서는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리조트 관계자는 "어떤 방향으로 갈지 결정된 게 없어서 답변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